언어의 전장
장애
보이지 않는 눈은
세상의 온도를
먼저 느낍니다
듣지 못하는 귀는
말보다 앞선 진동에
진심의 떨림을 듣습니다
냄새를 잃은 이는
그들의 향기 대신
그윽한 눈빛을 기억합니다
맛이 닿지 않는 입은
혀보다 먼저 마음으로
음식을 삼킵니다
손끝이 닿지 않는 이들은
입술로, 더 선명히
그대 얼굴을 새깁니다
발의 속도가 느린 이들은
걷지 않아도
마음은 언제나 가장 멀리 가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는 닫힌 문이 아니라
다른 문을 여는 일입니다
누군가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길을 걷는 일입니다
이 다름은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빛의 또 다른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