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달빛
네 얼굴이 달이 되어
머리 위에 떠 있다
손을 들면
닿을 듯 가까운데
끝내 잡히지 않는다
둥근달
네 얼굴을 한 번 더 그려보려
가만히 눈을 떠 보지만
달빛이 스며
눈이 시려온다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두 눈을 감는다
달을 등지고
고개를 무겁게 떨궈본다
그러나
널 닮은 그림자가
내 무릎을 꿇린다
심장은 얼어붙어 숨마저 멎는다
어둠 속에서
그 잠시,
너를 그리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