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o I live?

나는 왜 사는가? * 명상일기 시즌 1. 17.

by 정숙


나는 왜 사는가?



ㅡ 당신이 주신 귀한 생명 잘 빌려 쓰고 언젠가는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ㅡ






** 2005. 9.10.

(3)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역시 그랬다~! 평소에도 종종 매 학기마다 변동이 생기기는 했지만 이번은 타격을 맞을 만큼 심각했다. 여름방학이 자나고 새 학기가 되면서 하나 둘 빠지기 시작 해서 거의 반토막이 날 뻔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는데 현재의 사정이 다급하다 보니 마음이 아렸다.


둘째 안셀모가 수상한 시나리오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영화제작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본래 단편을 찍으려던 것을 욕심 부리다 중편이 되어버린 상태에서 고민의 골이 깊어진 모양이다.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때 느닷없이 문중산 매각에 불만을 품은 회원 한 분이 소송을 걸어 차질이 생겨 차일 피일 온 문중이 시끄럽다는 전갈이 왔다. 그 와중에 장손인 시아주버님이 돌연사를 맞아 집안이 온통 뒤숭숭했다.


4남매를 하나도 여우진 못했을 뿐 아니라 형님이 전업주부고, 포항 종철 자회사 간부급으로 근무하시다 IMF로 퇴사한 비극의 끝판 시나리오가 시댁 가족에게 닥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장남의 소임을 운명적으로 떠맡아야 하는 처지와 문중의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현실적인 스트레스로 많이 힘드셨다고 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은 연세고, 부모를 앞세운 천하의 불효자가 돼버린 처지가 무척 안타까울 뿐이다.

시어머도 급기야 일간의 큰 충격과 지병이 겹치어 거처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맏동서가 네 자녀를 건사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고. 단란했던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세상이 온통 살얼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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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둘째가 혜화동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다 택시와 부딪쳐 인사 사고는 겨우 면했지만 나도 모르게 선배에게 300만 원을 빌려 합의를 봤다고 했다. 아직 학생 신분이고 내 차를 빌려 쓰는 주제의 처신이 못 마당해 한동안 아들과 갈등을 빗기도 했다. 선배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연히 변재해야 마땅한 일이기에 내가 또 그 치다꺼리를 맡아야 했다.


소통의 매체역할을 톡톡히 했던 인터넷 카페가 한창이던 시절, 내 카페에 아름아름 동창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후배들이 그리고 가끔 선배들과 이연이 닿았다. 사소한 안부에서 친근감이 무르익어 동문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남녀 공학이란 매력까지 챙길 수 있어 더 즐거웠는지도.


두어 해가 지나면서 모 일간지 신문사 편집일을 하는 남자 후배에게 카페지기를 인계했다. 개인적인 카페운영 포맷을 벗어나 새로운 마인드로 운영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 한창 자녀들의 혼사나 양가 부모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끈끈한 우정의 시즌이 무르익던 찰나에 너무 과한 사업구상까지 터트려서 솔직히 나는 반대를 했다. 사업이란 것은 이해관계에 예민한 것이라 그 결과는 뻔한 것이라고 누누이 설득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 이후 나는 동문회를 떠났고, 믿고 맡겼던 후배의 과속 질주로 인한 잡음이 들렸다. 구좌를 발행해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LED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던 계획이 파행 된 모양이었다. 꽤 많은 동문들이 투자한 구좌 금액을 돌려 받지 못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원망을 늘어 놓고 갔다.


날마다 넘쳐나던 나의 기도가 가뭄을 맞았고, 마음을 닫으니 모든 것이 실망스러웠다. 마냥 지치고 서로에게 짜증만 늘어놓게 되었고 남편의 작은 돌출 행동에도 용서가 되지 않았다. 부부는 평생을 살고도 남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다. 남처럼 느껴지는 그의 속 빈 감정이 너무 싫었다.






**메모란 // 일상의 소소한 감동과 시류의 기사 등을 캡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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