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인들의 삶에 비춰보는 오늘의 이집트? 15
나는 여행을 꿈꾼다. 뒤척이는 잠 속에서도 행선지의 과녁에 화살을 조준하 듯
매 순간을 포착하며 그 길을 찾아 헤멘다.
내 삶의 현장은 늘 치열하다. 그 치열한 현장에서 머뭇거리다 떠날 수는 없기에
최선을 다한다. 아니, 그 치열한 현장의 고요를 나는 최선을 다해 즐긴다.
그러다 제일 친한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한다.
나는 그 비난조차도 즐기기로 다짐해 본다.
그래서 오늘은 통큰 포지션으로 하루를 몽땅 쉼표찍기에 몰입하기로 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딱, 하루만 쉬어보자고 보챈다.
내가 세게 버틸수록 속삭이 듯 조른다. "이러다 쓰러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쉼표 찍으러 온 것 아니었느냐고? "
그 사이 가이드가 놀란 표정으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혹시 제가 무슨 실수라도..?"
아니 그럴리가요, 남편이 아파서 못 간다고 전하지 않던가요? "
가이드를 얼래고 달래서 내려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했다.
그제서야 떠나기 한 달 전 낙상사고로 발목 근육 손상을 입어 치료중에도 출발하겠다고 똥꼬부리는 나를
말릴 수 없어 따라온 남편이 자청 보호자 노릇하겠다고 한 약속은 깜빡 잊고 은근히 혼자 신나게 여행을
한껏 즐기며 신바람이 난 모양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이집트에 왔다고 별 수 있으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속마음 몰라주는 여전한 남*편, 그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겠오. 당신은 내가 아니니까, 그런 심정으로 부어오른 발목에 압박붕대를 감고 한 발짝도 딛을 수가 없어 처방약을 한 줌 털어 넣고 온 종일 누워 제대로 쉬려고 했는데,
출임문 노크 소리가 요란했다. 젊은 청년 세명이 객실 청소하러 온 모양이다. 잠시 자리를 창가로 이동해서 창밖을 바라보며 청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 작은 공간을 그것도 멀쩡한 청년들이 셋씩이나 달라 붙어서 머무적 거리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는 한 청년이 경대 앞에 놓아둔 팁, 1달러를 집어들고 이거 누가 가져야 하나요? 하길래 세분이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픽 웃으며 손가락으로 침대위를 가르켰다. 침구를 이용해 두 마리 악어를 만들어 각각 침대에 올려 놓고 팁을 더 요구하는 눈치다.
듣던 대로 인구는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고 일자리는 부족하니 궁여지책,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로 나누어 생계를 꾸리는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아 짠 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객이 이동할 때마다 청년들이 우르르 나서서 케리어 옮기기 등등 소소한 것을 적극 챙기며 팁을 얻으려는 것에 마음껏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지을수가 없다.
급히 다른 팀에 합류해서 오느라 한국에서 이집트 화폐 환전이 되지 않아 가이드가 현금을 가지고 오면 현장에서 환전해 준다고 말해서 믿고 떠났는데 그 현금이 달러나 유로로만 환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기에 내내 당황스러웠다. 집에서 쓰다 남은 달러와 유로로 겨우 채면치레만 하게되어 큰 아쉬움이 길게 남는다.
약 기운으로 겨우 일어나 그간 겹겹으로 드리워진 커틴너머가 궁금하기도하고 햇살과 바람이라도 쇠려고
커틴을 밀치니 크루즈가 어디로 가고 있었다 순간, 아팠던 통증도 잊고 멀찌기 떨어진 곳에서 끝까지 다가 오는 작은 목선 한 척에 눈을 땔 수가 없었다.
두 남자가 스카프를 흔들며 내달리는 쿠루즈를 향해 "헬로! 헬로! 완 달라! 완 달라!가... 골라! 골라!..."
로 들리기도한 간절한 소망을 번갈아 외치며 한 낮의 띄약 볕에 한참을 따라 오더니 목선이 쿠루즈로
다가와 밧줄로 매달고 멍한 시선으로 강물을 바라보며 한탄하 듯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포착 되었다.
촉각을 세우며 그들이 불편해 할까봐 카메라를 줌으로 당겨 찍기로 했다. 마음 같아선 가지고 온
컵라면과 식사대용 빵이라도 던져 주고 싶지데 3층 꼭대기에서 낯선 여자가 혼자 느닺없는 행동에 혹,
실례가 되거나 오해가 생길까봐,
오래 망설이는 사이 다행이 음식을 꺼내 요기를 하는 것 같았다. 한동안 먼 곳응 응시하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두 팔을 뒤로 젖히고 널부러져 있는 빈손의 모습이 왜 그렇게도 처량해 보이던지.
어느새 크루즈가 항구로 돌아 온 것을 보니 하루가 저물고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아쳈다.
크루즈는 우리가 자고 있는 순간에도 날밤을 새며 또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을 지도,
그 청년들이 내일은 또 어떤 솜씨로 재주를 부릴지 궁금해 지는 것은 왜일까?
주머니가 좀 넉넉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오늘 하루가 또 저물고 있다. 서쪽 멀리 뿌연 모랫바람이 일어 희뿌연 햇살이 검푸른 강물에
내려 앉는다. 저 했살처럼 나도 내일의 소망이 희뿌연 빛으로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아닌지...?
부지런히 몸을 추수려 기운을 내려 애를 쓸수록 기분은 가라 앉고 하루 종일 식사도 거른체
점점 오늘의 쉼표가 길어질 것만 같아 조바심이 앞선다. 남편은 늦은 시간에 **신전 투어를
마치고 돌아왔다. 왠지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