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1)

by ILMer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40대가 넘으면서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무슨 글을 쓰나요?”라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름대로의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정확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책을 많이 읽는 것을 마치 자랑처럼 여기는 사람, 읽지도 않은 책들을 자신의 책장이나 서랍장에 전리품처럼 쌓아놓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떤 이는 책을 많이 읽은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대화 중에 책에 나오는 말들을 자주 인용해 가며 자신의 유식함을 티 내고자 한다. 마치 몇 달 외국에 살다 온 사람이 영어를 섞어가며 온갖 몸짓을 하는 것처럼 내게는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물론 아직 인생의 경험이나 배움이 필요한 나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적어도 중년 이후에는 책을 읽는 시간 못지않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것만큼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은 때로는 답답함을 해소해 주거나 찾으려는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고민 없이 오로지 책에서만 답을 찾으려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부모님의 그늘에서 경제적으로나 의식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이미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경험한 중년 이후에도 언제까지 “어느 책에 보면..., 어느 책에서는...,”이라고 남의 지식을 인용만 할 것 인가?

성인이 되어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하듯이 내 인생의 멘토가 책이었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독립하여 나 스스로가 남에게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이야기하는 멘토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 할지라도 이미 나라는 존재의 의식 속에는 상당 부분 내 부모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다.

동일한 이유로 내가 중년 이후 모든 걸 단절하고 앞으로 나만의 생각을 가지려 노력한다 해도 이미 내 잠재의식 속에는 수많은 내 경험과 내가 읽었던 책들로부터의 영향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바탕에서 내 생각과 영감(靈感)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시기에 책은 자기만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재료 또는 보조재로써의 역할이면 충분할 것이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잠시라도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왜냐하면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만큼 좋은 자산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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