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지은 집
물 위에 떠 있던
물이 지은
물이 낳은
어머니 품 막 빠져나온
온전한 몸 한 채
너의 편지
내 마음에 숲을 이룬 이 누구인가
꽃잎 엽서 총총 띄우는 이 누구인가
마디 없는 생이 있으랴
속도 조절 당한 저 아픈 자리를 보라
견디고 이겨내 더 단단하게 자라난 곧은 몸체
https://youtube.com/shorts/-s45cmJsl4M?si=K6E8Jwo6FtikWRYy
어머니
흐려져 가는 기억 속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느 순간 잎이 돋고 꽃도 필 것이다
독백
경계를 지키는 일은
서로를 지켜 주는 것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을 때
물러나 바라보는 일도 사랑
살아 있는 힘
시름 사라지게 하는
조그만 생의 파문
내 몸 안으로 스며드는
요동치는 둥근 문장
물의 무늬
바람 한 점에 흔들리는 건
너의 본성이 아니다
세상과 발맞추어도
자신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환하다
https://www.youtube.com/shorts/LdfSSwywKNY
망망대해
기댈 곳 없을지라도
심지 하나 세우고
푸르게 헤쳐 나아가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거야
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 디카시 당선
디카시집 『돋아라, 싹』
공저 『당신은 그곳의 바람을 모른다』 외 다수
제1회 한국디카시학 작품상 수상
《한국디카시학》 공동주간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