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나의 병

by 조이 킴

오프라 윈프리가 한때 자신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려는 질병 (a disease to please people)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외면하고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을 우선시 했으니, 그 억눌린 자신의 욕구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삶을 해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질병이라 이름 붙였을 것이다.


오프라의 저 고백이 내게 깊이 남아 있는 것은,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 욕구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급급했는데, 그 이유가 참 서글프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욕구를 채워주는 데서 나는 나의 존재 이유 혹은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국 타인을 만족시키려는 나의 이 강한 내적 충동은 면밀히 말하자면 나의 생존을 위한 몸짓이었던 것이다.


이 가려진 나의 욕구를 발견하기까지 50년이 더 걸렸다. 온통 타인들이 바라는 것,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일들의 홍수 속에서 그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이 희미해진 나의 욕구. 마치 처음으로 만나 보는 것 같은 이 생경함. 그래도 반갑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 'Make change that lasts (Dr Rangan Chattergee)'에 따르면 대부분의 질병은 건강하지 못한 습관에서 생겨 나는데, 이 습관들을 없애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한다. 건강하지 습관은 바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문제, 즉 심리적 문제와 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3년 전 자궁암 수술을 받고, 몇 주전에 대장에 있는 암 전단계인 용종을 제거했다. 나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은 대체로 좋은 편인데, 왜 나는 그런 병에 걸렸을까 의문이 많았는데, 답을얻은 듯 하다.


억눌린 나의 욕구. 그리고, 타인의 욕구를 채워주면 나의 삶이 안전할 것이란 나의 무의식적인 믿음이 배반당한 숱한 사건들이 스트레스가 되었고, 그것들이 병으로 발현이 되었겠지.


흔히들 우리가 걸린 질병은 우리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한다. 잘 돌봐 달라는… 몸을 잘 돌본다는 것이 단지 ‘잘 먹고 잘 자고’로 간단히 요약될 수 없는 것은 그 간단한 것이 심리적인 문제에 걸리면 너무 복잡해지고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KakaoTalk_Photo_2025-08-03-08-39-27 001.jpeg 아직 겨울인데, 햇빛만은 봄이다 - 2025.8.1

햇살이 좋은 날이다. 거실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의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담뿍 받는다. 이 햇빛처럼, 어두웠던 내 무의식을 비춰준 하나의 빛줄기를 최근 조우했다. 오늘의 이 햇빛이 유달리 따뜻한 것은 아마도 나의 영혼이 한층 가벼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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