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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노래 들얘기 8
숲에는 뱀이 살고 있어요
by
하리
Apr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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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끼고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같이 걷고 있다.
유리창너머로 바람 지나가는 흔적들이 깃대 펄럭임으로 보인다. 그 봄바람의 시샘이었을까?
숲 한 모퉁이에 얌전히 자리 잡고서 지나가는 분들께 말없이 안내하던 경고문이 그만 제자리를 벗어나 창가 틀에 놓여있다.
'숲에는 뱀이 살고 있어요.'
어쩌면 지극히 당연히 경계하고 조심해야 마땅한 그 말이 숲이 아니라 창가에 놓이고 보니 복잡다단한 내 심기를 한 곳으로 모으는데 지대한 공을 하는 것이었다.
숲, 한마디로 풍성하고 넉넉하고 어딘가 모를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을 법한 늦봄이다. 그 숲 속에 뱀이 살고 있으니 조심하란 문구는 알아도 모른 척 몰라도 아는 척해야 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그렇다는 가정을 품고 있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서 뿌리 내어 살고 있는 곳. 산과 시내와 언덕과 산이 맞닿아도 어색하지 않은 곳, 그 숲 근처에 마을이 있든지 들이 있든지 무엇이 있어도 좋은 곳이 숲이 아니던가!
싱그런 바람이 아니어도 좋고 가지런히 정돈되지 않아도 괜찮은 곳,
숲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해지는 묘한 매력과 쉼만이 있을 법한데도 볕보기를 바라느라 평지보다 키가 큰 나무들이 있으며 그 사이 틈을 이용해서 뿌리내리며 살고 있는 잡풀들과 이름 모를 새들에다 곤충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다.
그야말로 사람의 욕심과 이기적인 생각만 접으면 저절로 승하거나 세대교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고 공존할 것이며 소란스럽지 않고도 넉넉할 것이다.
그런저런 말없는 넉넉함 속에서 숲은 위안과 기쁨만 줄 듯한데' 뱀이 있습니다.'란 말은 있는 것을 강조하며 경계하라고 던진 경고지만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사실이다.
우리네 인간 숲 속에서도 부지런히 열심히 살되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건네는 듯하다. 마치 독사뱀 같은 죽음이 늘 공존한다고 해도
두려워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 서로 사랑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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