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케이드 서녘빛에 풀곤
빈 화면에 소리 없이 나타난
팔짱 낀 사내
뒷모습만으로
기도 자락이
흔들린다
침묵의 바리케이드 친
둘레를 뚜벅뚜벅
호기심 촘촘히
남기며 떠난 뒤에
방전이 된
감정 배터리
충전코드 감추며
간신히 한숨 돌리는데
뭐든 남기는 건 질색이라며
너덜 해진 바리케이드
서녘빛에 풀곤
힐끗 눈길 추스려
유유히 떠나는 그 사내
사정없이 단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