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하지 않은 손님

2. 코로나 시대에도 덕 볼일 있다고?

by 하리

그 손님은 반가워하지 않는데도 지칠 법도 하건만 연신 사람들에게 또 우리 가족에게도 들이닥친다. 다 꺼져가나 싶으면 또다시 설치니 정말 코로나는 밉고도 질기다.

가족들이 차례대로 걸렸을 때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녔다며 큰소리 뻥뻥 치던 큰딸이 기어이 걸리고 말았단다.

이래저래 아픈 딸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고 대신 위로할 게 뭐 없을까 하다가 지난 일들을 떠올렸다.

우리 집은 그간 코로나 때문에 여러 번 힘들었지만 또 그 때문에 덕을 본 것도 있는 것 같아서 한번 짚어 볼까 한다.


2년 전 그러니까 전국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확대되어 아이들은 학교를 못 가고 어른들도 재택근무를 선호할 때였다.

대학생인 아이 둘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방 한 칸씩 차지하고 있었다. 덕분에 밥 당번인 나는 매 끼니때마다 무슨 반찬을 할까 하는 고민이 더 생긴 대신 남편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었다. 그런 얼마간의 적응기간이 지난 뒤쯤이었다.

취준생이었던 큰 딸은 그 와중에도 여기저기 원서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시험 자체가 아예 취소되거나 밀리고 있어서 취업의 길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다행히 계약직으로라도 출근할 곳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출근하는 날보다 간접 격리로 쉬는 날이 더 많았기에 틈틈 원서를 쓰고 시험을 쳤다고 했다. 그것도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난 뒤에 알려 주었다.

" 엄마 나 코로나 덕 보았다? 원서도 못 쓸 뻔한 거를 영어 점수 인정기간이 연장되는 바람에 썼다 아니가!"

그랬다. 코로나 덕분에 딸은 간신히 원서를 썼고 시험을 치렀으며 그다음 면접 등의 순서들도 무사히 통과하여 취업이 되었다.

또 하나는 바로 내게 일어났던 일이다.

기저 절환자인 데다가 백신 미접종자가 되어 외출이 어려웠던 중에도 혼자 녹음하면 되었기에 라디오 디제이 봉사자가 될 수 있었다. 덕분에 내가 선택하거나 지인들로부터 받은 노래를 녹음하고 들으며 사람들과 간접 소통하는 법을 배워갔다.

평상시 같으면 하던 일들에 치중하느라 새로운 것에 도전할 엄두를 못 냈을 터인데 말이다..


하나가 더 있으니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불안 것이 바로 우리 집과도 직결되자 학생이던 아들이 서둘러 준비하여 졸업 전에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하기도 했다..

더구나 나는 코로나가 걸렸으나 해열제 한알 없이 버티면서 이겨 내고 나니 어느 순간부터 자가 면역력이 생겼는지 아침 기상이 점점 더 가벼워지는 중이다.

그렇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 하지 았던가!

열이 안 잡힌다고 하소연하는 딸아이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고통의 끝은 반드시 있음을 믿고 힘내 주었으면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