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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 May 31. 2024

2.1 Associate

미국회사의 직급체계는 회사마다 달라.

D사는 다른 은행들과는 다르게 좀 더 전통적인 방식의 직급체계야.

Analyst (학부졸업)-Associate(석사졸업)-Sr Associate(박사졸업)-Project Manager: 여기까지가 Indivisual Contributor이고 여기서 승진하면 Manager (작은 function을 이끌고 밑에 1-3명)-Sr Manager (팀장) - Director (이때부터 오피스가 나오고 비서가 있어) - VP - SVP -EVP 이렇게 올라가.


나는 Associate이라는 직급으로 Credit Risk 부서에서 신용한도 정하는 전략을 세우는 팀이었어. J라는 동유럽계 미국인이 Sr Manager였어. 리스크팀 안에서 P&L 임팩트를 가장 크게 줄 수 있는 분야이기에 회사 내에서 가시성이 높은 부서이고 재무팀, 마케팅팀이랑 협력이 많이 중요한 팀이야.


미국회사에 대한 내가 느낀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였어.

1. 자습 - 미국에는 사수라는 개념이 없어. 모든 게 자습이고 주체적으로 학습해야 돼. 누가 가르쳐주겠지 하고 기다리면 바로 피드백이 올 거야 배움이 느리다고

2. 피드백문화 - 처음 피드백을 받을 땐 그 직설적인 화법에 상처도 받았지. 나중에 매니저가 돼서 받은 교육에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피드백을 줄 때는 그 상황을 봤을 때 바로 (나중에 하면 당사자도 그런 일을 했는지 기억을 못해) 그리고 직설적으로 (만약 상대방 기분을 생각해서 돌려 말하다간 상대방이 이게 피드백이라는 걸 모를 수도 있어) 말하라고 배워

3. 매니저가 왕이야 - 매니저가 너의 연말평가를 정하고 위의 매니지먼트에 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야. 인사과는 정말 협력부서야. 매니저랑 관계를 잘 가져가는 게 중요해


그래서 내 Associate으로의 1년 반은 잘했냐? 아니.. 처음에는 멋모르고 한국식으로 매일같이 저녁 7시까지 일했어 (여기는 보통 5시면 다 집에 가는 분위기). 때문에 성실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사실 내 매니저인 J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항상 영어로 지적을 받았고 심지어 큰 미팅에서 나를 지켜줘야 하는 직속 매니저가 이미 말을 맞췄음에도 상대부서의 반응에 따라 내 프로포절이 내 개인의 생각인고 자신은 아니 다라는 듯 나를 면박주기도 했어. 난 또 바보같이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아니면 내가 영어가 모자라서 잘못이해했나 생각하며) 더 열심히 일했어. 저녁을 회사에서 먹는 날도 늘어나고 다 불 꺼진 빌딩에 혼자 남아서.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


그러다 팀 내에 나랑 친하던 S가 알려줬어 기업부분팀에서 사람 뽑는다고. 자기가 매니저를 잘 알아서 추천을 해준다고. 이 친구는 내가 팀에서 입지가 안 좋다는 거를 알고 있었어 매니저랑 안 맞으면 미국회사에서는 답이 없거든. 그래서 Sr Associate 하나 더 높은 단계의 직책이지만 거의 연봉인상 없이 옮기게 되었어. 이제 시작한 지 2년 정도밖에 없는 작은 포트폴리오인 기업부분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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