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주인으로 살아 보자

by 여록

2026년이 밝았다.

다른 날처럼 똑같이 늦잠을 잤으나 몸은 가뿐하다.

마음이 가뿐해진 덕분이다.


어제와 별다를 것이 없음에도 '마음가짐'으로 인해 특별한 날처럼 느껴진다.

너무 추워진 아침날씨에도 강아지는 산책을 나가자고 보챈다.

짧은 아침 산책을 하면서 새해 첫 날에 나는 무엇을 각오할까 질문을 던진다.


답이 금방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걸을수록 생각이 하나로 모아진다.

'시간에 끌려가지 말고 2026년의 주인으로 살아보자'

그동안 남을 먼저 배려하느라 스스로 희생하고 있다고 억울해 하면서도

상황만 되면 "예스, 내가 할게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아주 이기적으로 나를 우선 위하기로 했다.

그래서 '거절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스타벅스에서 연말 이벤트로 2026년 다이어리를 얻었다.

이 다이어리에 하루에 1가지 이상의 '거절'에 대한 기록을 남겨 보자.

오늘은 언니가 요구한 일에 대한 거절이 아닌,

언니의 상황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내 양심에 대한 거절일기를 썼다.

거절일기를 쓰고 난 후 마음이 조금 홀가분해졌다.

감정들을 마음에 담아두기만 할 게 아니라 일기에라도 쓰고 나면 감정의 무거움을 덜 수 있어 좋다.


1월 1일에도 변함없이 직장에 제출할 보고서를 쓰고, 집 청소를 잠깐하고, 강아지의 이른 오후 산책을 했다.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저녁 때 [호모 루덴스]를 읽었다. 새해 첫 책이다.

세번째 읽은 듯 한데 오늘의 독서에서는 전만큼의 감흥을 얻지 못했다.

내가 보고 싶었던 내용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예전에 읽을 때의 관심사와 지금의 관심사가 많이 달라졌음을 알았다.


1월 1일은 아주 평범했으나 튀지 않게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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