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혼란

크리스마스 예배 중에 나왔다.

예배당 사람이 너무 많아서 속이 매스꺼워 예배 도중에 나왔다.

크리스마스 객들이 넘쳐서 로비까지 간이 의자가 놓여서 나오기도 만만치 않았다.

로비에서 식은땀을 흘리다 마당으로 나왔다.

바람이 세게 불어닥쳤다.

폭풍주의가 내려진 크리스마스다.

공중에 함박눈발이 나폴나폴.

갑자기 기분이 환해졌다.

여기저기 마구 흩날리는 함박눈을 향해 손을 뻗었다.

폴짝폴짝 뛰어 함박눈을 잡았다.

나에게 잡힌 눈은 녹지 않았다.

엇! 눈이 아니라 민들레 홀씨였다.

민들레는 홀씨 식물로 엄마와 딸이 똑같다.

어디든지 날아가 자신이 자신으로 피어난다.

마음이 세차게 불어서 아직 떠나지 않은 민들레를 온 세상으로 날게 했다.

민들레는 눈처럼 공중에서 훨훨 날았다.

오늘 날아다니는 민들레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하늘로, 바다로, 강물로, 옥상으로 가는 날이다.

혼돈으로 보이지만 이 혼돈이 지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창조된다.

어떤 민들레는 강물을 타고 그 어느 섬에 도착할 것이다.

어떤 민들레는 비행기를 타고 오지의 로뎀 나무 옆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어떤 민들레는 금이 간 옥상 틈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카오스, 혼돈스러운 날이 지나가야 새로운 세상에

예쁜 민들레 꽃을 기약한다.

혼돈스럽고 어지러운 날을 만나서

잘 견디면 겸손한 민들레 꽃을 피운다.

겸손, 바닥에 납작 엎드린 자세이지만, 가장 안정적이고

거룩한 꽃자리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 주먹은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