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화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어린이 이야기입니다. ‘시나나 라오스 남매’는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 마을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한국도 이제 약 2백만 외국인들이 들어와 우리 이웃에 같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최대 다문화 특구 원곡동에는 많은 어린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 동화책과 같이 우리 어린이들이 다문화 어린이들과 행복하게 살도록 따듯하게 손잡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유엔 어린이헌장과 같이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계 속의 한국 어린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4. 시나나 가족의 잠적
라오스 민속조각 가족
이튿날, 그 경찰관 아저씨가 수소문하여 짬룽의 엄마가 있는 곳을 찾아주었습니다. 현수가 두경이, 왕짱구랑 함께 찾아간 곳은 뜻밖에도 반월공단에 있는 산재병원이었습니다.
권미경 부모님
짬룽의 어머니는 오랜 폐병을 앓고 있었는데 다시 재발이 되어 급히 입원했답니다. 밤샘하며 일해야 월세 등을 겨우 유지할 수 있어서 무리한 것이 원인이랍니다.
짬룽의 아버지가 그 산재병원에서 어머니를 병간호하고 있었습니다. 그 침대 아래에서 숨어 있는 시나나 남매를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두경이는 얼른 달려가 시나나의 손목을 감싸 안았습니다. 커튼 뒤에 있던 짬룽은 현수를 보고 웃으려고 애를 썼지만 울고 있는 웃음이었습니다. 아니, 웃고 있는 울음일까.
“미앙해. 영기까지 오게해성….”
“뭐가 미안해, 우리가 널 얼마나 찾았다구….”
그때 짬룽의 짬룽의 친구들은 부모님 얼굴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 그의 엄마는 시나나와 빼닮았습니다. 이쁘고 갸름한 달걀형이지만 얼굴색이 노란 참외같이 병색이 완연했습니다. 그냥 풍선과 같이 푹 꺼질 것만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다음 달이 축구 시합인데 네가 없어서 너희 학교 축구부가 지금 난리야, 교장 선생님도 가장 중요한 선수인 짬룽이 없으니까, 노심초사하고 있어.”
“네가 골키퍼를 하다가 최근 선두 공격 조장으로 발탁까지 되었는데 네가 없으니까 학교 전체가 절망에 빠졌어.”
왕짱구도 한 마디 간절하게 말했습니다.
“짬룽이 안 나타나면 이번 전국초등학교 축구 시합은 포기해야 한다더라.”
그러나 두경이와 현수는 축구 시합 걱정이 아니라 실은 이들 3남매와 가족 전부가 혹시 라오스로 추방당하지 않을까 그것이 더 걱정이었습니다. 짬룽 남매들은 이제까지 시화공단의 가죽공장 기숙사에 몰래 숨어 있었답니다.
권미경 다같이 즐겁게
하이에나 어머니가 결국 짬룽네를 불법체류자로 밀고했다고 합니다. 1층 편의점 아줌마가 귀띔해주어서 그날 밤 가족 모두가 시흥으로 도망쳤습니다. 아빠의 라오스 친구들이 기숙사에 숨겨주었답니다.
두경이는 시나나 등 남매를 데리고 근처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라오라오는 역시 밥을 두 그릇이나 뚝딱 먹어 치웠습니다. 시나나가 눈짓을 해도 막무가내로 반찬까지 깨끗이 비웠습니다.
권미경 소년과 소녀
안산 반월공단의 산재병원에 다녀온 후, 두경이와 현수는 새날초등학교 축구부 주장 장터발을 만났습니다. 짬룽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터놓고 의논했습니다. 장터발과 함께 그다음 월요일 짬룽의 담임선생님을 만나 교장실을 함께 방문했습니다.
권두경 토끼 3남매
교장 선생님은 즉시 짬룽 어머니 치료비를 위한 모금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안산교육지원청과 협조해서 짬룽네 일가족을 당분간 추방하지 않기로 주선했습니다. 축구 시합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축구부 감독 등과 의논했습니다. 두경이도 새롬초 담임선생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전교 학생자치회가 개최되었고, 그러자 담임은 전교생들에게 호소할 문안을 학생회 임원인 두경이에게 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수가 방송실에서 점심시간과 종례 시간에 전교생들에게 호소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들의 이웃 친구 다문화가정의 짬룽의 어머니가 한국의 반월공단에서 오랫동안 힘든 중노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그 어머니는 폐병에 걸려 지금 매우 위독하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불법체류자로 도망 다녀야 하는 처지입니다. 우리들의 친구인 짬룽 삼 남매는 이 순간에도 먹을 게 없어서 굶고 있으며 또한 몰래 숨어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새롬초 친구 여러분!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수의 낭낭한 방송 목소리를 듣자 두경이는 자기가 작성한 글이지만 스스로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집에 돌아온 현수와 두경이는 방문을 잠그고 친구들에게 핸드폰으로 계속 모금 호소를 했습니다.
퇴근한 엄마가 두경이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놀라 방문을 급히 두드렸습니다. 두경이와 현수의 얼굴에서 여전히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두경아, 갑자기 왜 그러냐?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아냐, 그냥 내버려 둬! 내가 이다음 글을 다 완성해야 하니까, 엄마는 잠깐 나가 있어 줘! 이따가 내가 완성한 거 보여줄게.”
권미경 기린과 같이
계속 컴퓨터 워드를 두드렸습니다.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쳤습니다.
“새날초등학교의 착한 어린이 여러분! 우리 이웃 나라 라오스 친구인, 6학년 6반 짬룽의 어머니가 폐병으로 쓰러졌습니다. 오래된 폐병이 재발한 것입니다. 그래서 짬룽과 시나나 등 3남매는 학교에도 못 나오고 또한 굶주리고 있답니다. 지금 바로 그 어머니의 폐병을 수술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합니다. 우리 안산시 어린이 친구 여러분! 시나나 어머니를 살립시다. 오빠 짬룽은 또 새날초등학교가 자랑하는 축구부 대표 주전선수 아닙니까? 다음 달 전국초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리가 작년에 이어 3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주전 공격수 짬룽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간절히 호소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소중한 정성을 모아 짬룽 친구네 가족에게 전달하고자 하니 정성을 모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현수와 두경이는 새날초등학교 축구부 주장 장터발을 찾아가 두경이가 쓴 호소문을 전달했습니다. 이것은 곧 교장 선생님께 다시 전달되어 방송실에서 직접 낭독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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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경이네 새롬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안산교육장님을 만나 짬룽이네 형편을 의논하자 교육장님은 감동하여 안산의 케이블 방송과 지방신문 등에도 보도하도록 주선했습니다. 두경이네 새롬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짬룽의 새날초등학교 축구부 전원이 허리띠를 두르고 안산시민들에게 호소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원곡동 일대 상가를 돌면서 모금함을 내밀었습니다. 의외로 많은 가게 주인들이 쌈짓돈을 뭉텅뭉텅 넣어 주었습니다. 이미 원곡동 일대 외국인 다문화 거리에도 시나나 가족의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1998년경 우리나라가 IMF 때 국가부도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그때도 전국의 국민은 장롱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금붙이들을 정부에 그냥 내놓아 국가부도 위기를 막았습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체험도 있습니다.
1988년 올림픽 때 ‘붉은 악마’의 단결력은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게 지금의 BTS 방탄소년단 같은 세계적인 한류가 된 것입니다.
안산교육지원청 주관으로 시내 유·초·중·고등학교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적극적으로 모금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각 학교 선생님들도 감동하여 직접 허리띠를 두르고 반월공단 상가까지 돌았습니다.
“야, 두경아! 그동안 미안했다. 네 호소문을 읽고 우리 대머리 친구들도 이렇게 동참하기로 했다. 이거 받아주겠니? 늦었지만 짬룽 어머니 병원비에 보태줄래?”
“야, 무엇보다 하이에나 대장 네가 정말 고맙다!”
그들은 갑자기 두경이와 현수 그리고 장터발을 차례로 헹가래 쳐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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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주 월요일부터는 시나나 남매도 다시 학교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짬룽은 축구부로 돌아와 예전 표범같이 운동장을 누비고 날았습니다. 거의 한 달간이나 황폐해진 축구부 선수들은 짬룽과 함께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차범근 어린이 축구단장님도 다시 나타났습니다.
다음 달이면 새날초등학교가 3연패냐 아니냐 학교의 운명이 걸렸습니다. 특별히 짬룽은 체육장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안산시에서 생활비도 조금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자기 어머니 수술비를 위하여 안산시민 전체가 모금해 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짬룽 어머니는 불편한 몸인데도 굳이 구급차를 타고 새날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께 평생의 은혜를 반드시 갚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새날초등학교 축구부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늦게까지 열심히 뛰었습니다. 감독과 코치 선생님도 숙직실에서 머물며 새벽 운동까지 강행했습니다. 뜨거운 감동의 현장입니다.
두경이와 현수는 새날초등학교와 새롬초등학교 연합응원단을 만들어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이에나 부대는 사물놀이를 치면서 축구부를 밤늦도록 응원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전교생과 학부모들까지 지극정성 혼연일체가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짬룽은 더욱 열심히 뛰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