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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Apr 05. 2024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러 갔구나*

정지용 시비를 찾아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러 갔구나


    

           

정지용시인

옥천 체육공원 지용의 동산에는

봄이 아직도 멀어

앙상한 나뭇가지 스치는 바람 차다.

신명나면 땅재주를 잘 넘었다는 시인이

안경테 너머로 바라보고 있는 옥천 땅

자랑할 것도 없는 고향을

그는 노래하고 떠났다.     

탱자나무 울안 방문을 꼭꼭 잠근

사람들의 동면

차마 꿈에도 못 잊을 * 이곳이

북으로 간 그의 꿈에 보였을까

궁핍한 시대의 시인으로 결코

마르지 않았을 시심의 샘 언저리에서

서성거리는 젊은 시인들의 발자국 소리

듣고 있을까.

김서린 유리창은 반짝이질 않고

들려오는 시인의 목소리

-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러 갔구나.**    


 

*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

**정지용 시인의 시 <유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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