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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Oct 29. 2024

아니었다면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추모하

아니었다면



          

10월 29일 토요일이 아니었다면

이태원 밤거리 할로윈 축제에 가지 않았을 것을     

그날 시골에 사는 친구가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번쩍이는 나이트클럽 구경 가지 않았을 것을     

내 나이가 20대가 아니었다면

가족들과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을 텐데


내가 탄 지하철이 그 밤 이태원역에서 멈추지 않았더라면

홍대 밤거리나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을 텐데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더라면

경찰기동대가 모두 용산으로 몰려가지 않았을 것을     

이태원 내리막 40m 도로가 없었더라면

내 친구와 손잡고 흥겨운 밤거리를 활보했을 텐데     

누군가에 등 떠밀려 넘어져

겹겹이 쌓여 죽어가지 않았을 것을     

그날에 내 운명이 그 좁은 길을 걸어갔기에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었기에

늦가을 떨어지는 플라타너스 잎처럼

심장의 박동이 멈추고 말았던 것을….     

<이태원 길-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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