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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람들

by 시인 권태주

바닷가 사람들



바닷가에 새벽이 오면/ 백사장에 먹이 찾아 날아드는 갈매기들/ 허기진 마음에 끼룩대며 조개껍질이나 죽은 생선을 찾는다/ 방포해수욕장 언덕의 갈매기집에는/1980년대부터 장사해 온 노부부/ 여름이면 피서 온 관광객들에게 회나 매운탕을 팔며 평생을 보냈기에/ 올여름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이 폭염에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올까/ 멀리 할미 할아비바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려/ 비릿한 갯내음 바닷가를 채워가는데/ 방포항 어부들 그물을 손보며 출항 준비에 바쁘다/ 바다와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살아온 인생/ 자식들은 바다가 싫다고 객지로 모두 떠나 버려 노인들만 바닷가 마을에 어슬렁거리는 한낮/ 밀려왔던 파도는 자갈을 쓸어내며 세월을 깎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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