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나루에 두고 온 우리들의 푸른 날들

곰나루에 두고 온 우리들의 푸른 날들



우금치 고개 아래 제민천 물길 따라

굽이굽이 골목마다 사람 사는 냄새 자욱하던 하숙집들


아침이면 검정 교복의 파도가

골목 끝에서 마을을 깨우며 쏟아져 나왔지


정오의 햇살이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면

낡은 쟁반 위 하숙집 할머니의 징성어린 손길로 지어낸

김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된장국

우리들은 낮은 담벼락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 따스한 허기를 나누어 먹었네


봉황동, 금학동, 그리고 중학동...

입안에 담으면 사탕처럼 달콤하고 아릿한 지명들

사람은 가고 이름만 남은 그 거리 위로

공산성을 휘감아 도는 비단결 금강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눈빛으로 나를 반기네


내 서툰 청춘을 오롯이 품어주던 곳

계룡산 자락 곰나루 언저리에

아직도 그때의 내가 서성이고 있을 것만 같아

가슴 한쪽엔 여전히 공주의 푸른 기억이 출렁이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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