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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Lee Feb 09. 2017

키오스크에 대한 생각

종합정보 안내시스템 키오스크 과연 효율적인가

키오스크의 원래의 뜻은 일부 면이나 전면이 개방된 작고 독립된 정원용 파빌리언을 의미합니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이 키오스크의 의미는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그만 점포와 독립된 단말기를 말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양권에서는 한쪽에 창문이 열린 점포를 말합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버스정류장 옆에 껌이나 신문을 팔던 작은 점포를 의미하지요. 최근에는 많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작은 점포 키오스크


이번 글에서 이야기할 키오스크는 정보통신에서 말하는 키오스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정확한 뜻은 그래픽. 통신카드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음성서비스, 동영상 구현 등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 안내시스템입니다.

공항이나 영화관, 버스터미널에서만 보던 키오스크들이 최근 크고 작은 음식점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시방에서 사용할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들 한 번쯤은 사용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요, 여러분은 키오스크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KIOSK


사람들이 새로운 제품을 접할 때에는 학습이 필요합니다.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서 이죠. 물론 별도의 사용법 없이 순전히 경험을 기반으로 익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찌 됐건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면 제품 설명서가 항상 들어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앱을 사용할 경우에도 초기 설정 시 코치 마크(기능 및 사용법을 알려주는)를 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제품을 사용할 시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그리고 천천히 사용법을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키오스크는 어떨까요? 천천히 사용 설명서를 읽거나, 인터페이스에서 제공하는 사용법을 읽으면서 사용하고 싶을까요? 사람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타인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립니다. 특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래서 타인 앞에서 처음 써보는 제품을 사용하기를 꺼리게 되는 것이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멍청하다고 느끼기 싫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기분은 인터페이스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이 멍청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것이 인터페이스 디자인 원칙 중 하나이니깐요. 그렇다고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법을 전부 설명하기에는 효율성과 사용성을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키오스크는 코치 마크를 생략하는 대신 굉장히 직관적이고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세세한 기능들을 없애면서까지 좋은 사용자의 멘탈모델(사용자가 제품을 이해하는 방식)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한 학습을 거치지 않고 올바른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대부분의 키오스크를 살펴보시면 한 페이지당 한 가지 행동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근본적인 학습의 두려움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최근 부모님과 함께 마트 안의 푸드코트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푸드코트에 달랑 주문용 키오스크 두 개가 끝이었고, 별도의 안내원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알아서 키오스크를 사용해라는 것이죠. 부모님에게 사용을 권하였지만 '이런 거 사용할 줄 모른다. 니가해라.' 라는 답변과 함께 거절당했습니다. 근본적인 학습의 두려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이 디지털 디바이스와 가까운 연령은 아니십니다. 하지만 마트에 주로 가는 연령대 중 하나입니다. 저는 뭔가 잘못 사용되고 있음을 느꼈죠.

이후에 키오스크가 설치된 몇몇 음식점들을 관찰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별도의 안내원을 배치하지는 않았습니다. 현금 계산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그쪽에서만 창구 직원이 있을 뿐이죠. 저는 왜 이것을 문제 삼지 않는 것인지 의아했습니다. 사업주는 인건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주문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기에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를 배치했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과연 이것이 배려받는 기분과 좋은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기분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저는 글쎄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직까지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는 낯선 디바이스 중 하나입니다. 반면에 잘 사용한다면 효율적인 주문 시스템과 함께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바이스입니다.


하지만 낯선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사용자들에게 다가가는 두려움을 없애주어야 하지는 않을까요. 어렵지 않다,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도와드릴게요와 같은 조금의 인간적인 요소 말이죠. 특히 디지털 디바이스에 취약한 분들을 위해서 이 배려는 필요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오랜 시간 키오스크가 사용된 장소의 경우에는 별도의 안내원 혹은 학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ATM기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말이죠. 이처럼 시간이 지나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별도의 학습 없이 키오스크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던 중 마트에서 부모님께서 식사 중에 말씀하신 내용이 생각나네요.

'저런 게 자꾸 늘어니까 사람들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난답니다 하핫 (긍정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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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이주에 한번 정도 업데이트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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