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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4. 2022

바람 마녀와 허수아비!

달콤 시리즈 084

바람 마녀와 허수아비!



들판에 바람이 불었어요.

무섭게 아주 무섭게 들판에 바람이 불었어요.

들판의 허수아비는 눈을 살짝 뜨고 지켜봤어요.


“누굴!

누굴 죽여야 이 한이 풀릴까!

누굴 죽일까?”

바람 마녀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어요.


허수아비는 무서워서 숨도 쉴 수 없었어요.

그래서

눈을 감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어요.

그런데도

바람 마녀 목소리는 허수아비 심장을 파고들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하고 허수아비가 외쳤어요.

하지만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몰고 들판을 맴돌았어요.


“누굴! 누굴!

누굴 죽어야 하나?”

바람 마녀의 목소리는 더 앙칼지게 들렸어요.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는 무서워 벌벌 떨었어요.


"누굴 죽이다니요!

누굴 함부로 죽이면 안 돼요."

허수아비는 용기 내어 말했어요.


"허수!

허수아비

너부터 죽여야겠다."

바람 마녀는 허수아비를 향해 달렸어요.

앙칼진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


"날!

죽여서 얻을 게 뭐가 있어요.

난!

들판에서 곡식을 지켰을 뿐인데."

허수아비는 바람 마녀에게 죽고 싶지 않았어요.


"히히히!

난!

이유가 있어야 죽이진 않아.

내가 사는 세상이 맘에 안 들면 바람으로 다 쓰러버러야 맘에 들지."
바람 마녀는 더 크게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어요.



                                   그림 김민지 성남 국제 외국인학교





“안 되겠어!”

할아버지는 들판의 허수아비가 걱정되었어요.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데 옷을 주섬주섬 입었어요.

그리고 들판으로 나갔어요.


“허수야! 허수야!”

비바람을 맞으며 걸으면서 허수아비를 불렀어요.

할아버지는 바람에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어요.

바람 마녀가 할아버지 모자를 빼앗아 갔어요.


“모자! 모자!”

할아버지는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자를 잡을 수 없었어요.


"히히히!

더 높이 날아라.

더 멀리 날아가라."

바람 마녀는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어요.


“히히히!

너도 죽일 거야!”

바람 마녀는 휘청거리며 걸어오는 할아버지도 죽일 생각이었어요.

들판에 앙칼진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

할아버지는 바람 마녀 목소리를 들었지만 무섭지 않았어요.


“허수야! 허수야!”

할아버지는 논두렁을 걸으며 허수아비를 찾았어요.

바람에 날린 허수아비는 넘어져 눈에 보이지 않았어요.


“으윽!

내 다리!”

거센 바람에 허수아비는 다리가 부러졌어요.

한 번만 더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멀리 날아갈 것 같았어요.


“히히히!

널 죽일 거야!”

바람 마녀는 허우적거리는 허수아비를 죽이려고 했어요.


“안 돼! 안 돼!”

하며 허수아비는 두 손으로 바람 마녀를 밀쳤어요.

하지만 다리가 부러진 탓에 바람 마녀를  밀칠 수 없었어요.


"히히히!

들판의 왕자라면서 그게 무슨 꼴이야.

이젠!

들판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할 거야."

바람 마녀는 더 앙칼진 목소리로 외치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어요.


"허수야!

어디 있어?"

할아버지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어요.


"저 영감탱이가!

허수랑 같이 죽고 싶은 거군!"

바람 마녀는 기분이 좋았어요.

허수와 영감을 한 번에 죽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할아버지!

돌아가세요.

여긴!

위험해요.”

허수아비는 바람 마녀와 싸우면서 외쳤어요.

논두렁을 걷고 있는 할아버지가 더 걱정되었어요.


“닥쳐!

너도 죽이고 저 영감탱이도 죽일 거야!

히히히!

하하하하하!”

바람 마녀의 목소리는 넓은 들판에 울려 퍼졌어요.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더 세차게 몰아쳤어요.

할아버지는 멀리서 바람 마녀와 싸우는 허수아비를 발견했어요.


"허수야!

허수야 위험해."

할아버지는 휘청거리는 몸을 이끌고 허수아비와 바람 마녀가 싸우는 곳을 향해 달렸어요.


“할아버지!

돌아가세요! 돌아가세요!”

바람 마녀 머리카락을 붙잡고 싸우던 허수아비가 외쳤어요.


“놔! 놔!

노란 말이야!”

바람 마녀는 머리카락을 붙잡은 허수아비 손을 뿌리치려고 했어요.

하지만 허수아비는 놓지 않았어요.


“허수야! 허수야!”

할아버지는 바람 마녀와 싸우고 있는 허수아비에게 더 빨리 달려갔어요.


“이 영감탱이가!

죽인다고 했는데도!”

바람 마녀는 더 강한 바람을 불게 했어요.

강한 바람은 할아버지와 허수아비를 모두 죽일 것 같았어요.


“놔! 노라고!”

바람 마녀는 허수아비 손을 빼려고 했지만 도저히 뺄 수 없었어요.


"할아버질 죽이게 놔둘 수 없어!

난!

절대로 머리카락을 놓지 않을 거야."

허수아비는 마지막 힘을 다해 바람 마녀 머리카락을 당겼어요.


“히히히!

그래도 소용없어.

널 죽일 테니까!”

바람 마녀는 더 크고 앙칼지게 소리쳤어요.


그때,

할아버지는 들고 온 진흙을 바람 마녀 입에 가득 넣었어요.


"죽어!

죽으라고."

할아버지는 진흙을 바람 마녀 입에 밀어 넣으며 말했어요.


“프프 프프 파아 아악!”

바람 마녀가 진흙을 토하며 허수아비를 놨어요.


“프프프! 프프프!”

바람 마녀는 입을 씻기 위해 호수로 달려갔어요.






“허수야!”

할아버지가 허수아비를 불렀어요.


"할아버지!"

눈물을 흘리며 허수아비는 할아버지를 꼭 안았어요.


“다리가 부러졌구나! 무서웠지!”


“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허수아비를 오래오래 안아주었어요.


그리고

허수아비를 데리고 집으로 갔어요.

부러진 다리를 만들어 주고 새 옷도 입혀주었어요.


“허수야!

일어나 봐!”


“네!

할아버지!”


“어디 보자!

아주 좋구나!

멋진 신사가 되었구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허수아비는 다시 들판으로 나갔어요.

하루 종일 참새를 쫒고 있어도 외롭지 않았어요.

허수아비는 들판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잘 지냈어요.


다시 앙칼진 바람이 불었어요.

바람 마녀는 허수아비를 없애기 위해 아주 강한 바람을 일으켰어요.


“너희 둘을 다 죽일 거야.

허수고 나발이고 영감탱이고 할아버지일지라도 둘 다 둘 다 죽일 거야”

멀리서 바람 마녀 목소리가 들렸어요.


"하나도 안 무서워!"

허수아비는 바람 마녀가 무섭지 않았어요.

할아버지가 있기 때문이었어요.

오늘도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는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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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손자 손녀들이 위험에 빠지면 제일 먼저 달려갈 할머니 할아버지랍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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