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지 마세요!
상상에 빠진 동화 0280 넘어지지 마세요!
11. 넘어지지 마세요!
철수는
잔소리 왕국 왕자가 되어 있었다.
말을 할 때도 왕자처럼 했다.
걸을 때도 왕자처럼 위엄 있게 걸었다.
집에 오면
잔소리 여왕의 명령을 기다릴 때도 있었다.
"철수야!
내일은 비 온다고 하니 항아리에 물 가득 채워라."
여왕은 철수를 가만두지 않았다.
눈에 보이면 무엇이든 일을 시켰다.
철수는 노예였다.
잔소리 왕국 왕자가 아니었다.
순이이나 명희 눈에도 왕자는 아니었다.
철수는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다.
샘터에는 순이와 명희가 놀고 있었다.
"철수야!
잔소리 왕국 왕자야.
오늘은 여왕님께서 어떤 잔소리를 하시더냐?"
하고 순이가 정중하게 말했다.
"시끄러워!
왕자가 화내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하고 철수가 신경질적으로 말하자
"히히히!
왕자님도 성깔이 좀 있으시네.
왕자님!
백성들을 생각해야죠."
하고 명희가 한 마디 했다.
철수는
자신을 잔소리 왕국 왕자라고 놀리는 게 싫었다.
왕자 소리만 나와도 짜증 났다.
"여왕님은 잘 계시나요!
그 왕관을 내게 물려주신다고 했나요?"
하고 순이가 웃으며 물었다.
철수는
잔소리 왕국 후계자로 순이를 생각했다.
순이가
엄마보다 더 잔소리하는 것 같았다.
"그 왕관은!
왕자가 차지할 것이다.
너희들은 그냥 백성으로 살아라.
혹시나
신분 상승을 원하면 목숨을 잃을 것이다."
하고 철수가 위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호호!
잔소리 왕국 왕자가 납시었다."
하고 순이가 웃으며 말하자
"맞아!
진짜 왕자 같이 말한다.
잔소리 왕국 만세!"
하고 명희가 웃으며 두 손을 들고 만세를 외쳤다.
철수는
웃으며 물통을 물을 채웠다.
"비켜!"
하고 가까이 있는 순이를 밀쳤다.
"야!
왕자면 다야.
이런 왕자가 왕국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순이가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 했다.
"걱정 마!
왕국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니까.
여왕님이
천 년 만 년 살아갈 테니 걱정 마세요."
하고 말한 철수는 물통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왕자님!
가다 넘어지지 마세요.
왕자님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겁니다."
하고 명희가 웃으며 말했다.
철수는
대답도 없이 사라졌다.
순이와 명희는
남은 빨래를 다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