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건 말이야!-01

상상에 빠진 동화0310

by 동화작가 김동석

01. 꽃향기가 좋아!



들판을

달리는 고양이가 있었다.


"향기가 좋아!"

고양이 <>은 들판에 핀 꽃밭을 향해 달리는 게 좋았다.

꽃향기 맡으며 신나게 달린 샘은 꽃밭에 누워 하늘을 보며 낮잠을 잤다.


"여기서 자면 어떡해!

비켜.

비키라고!"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낮잠 자는 샘을 향해 소리쳤다.


"저쪽으로 가면 되잖아!"


"안 돼!

난 이 길로 가야 한다고."


"왜?"

샘은 고집스러운 쇠똥구리에게 물었다.


"여기를 지나면 내리막길이니까 그렇지!"

쇠똥구리는 들판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똑똑한 데!"

샘은 더 버티고 싶었지만 지독한 똥냄새에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꽃향기가 좋아!

좋아도 너무 좋아."

샘이 노래 부르며 들판을 달렸다.


"꽃향기가 좋기는!

나는 똥냄새가 더 좋다."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샘이 부르는 노래에 장단을 맞췄다.


"맞아!

쇠똥구리가 거름을 주지 않았다면 꽃향기가 나지 않았을 거야."

나비 한 마리가 활짝 핀 들국화에 앉아 꽃들에게 말했다.


"맞아! 맞아!

쇠똥구리가 최고야.

아니! 아니지!

똥거름이 최고지!"

들국화가 꽃향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고양이도 꽃향기를 좋아하다니!"

무당벌레는 가끔 샘이 꽃을 좋아한다는 게 신기했다.


"고양이가 사람이 되고 싶은 거야!"

파리 한 마리가 똥냄새를 맡고 날아오더니 무당벌레에게 말했다.


"고양이가 사람이 된다고!"


"그래!

사람들이 하는 짓을 따라 하잖아.

꽃밭에 누워 꽃향기에 취하고 꽃을 꺾어 머리에 꽂는 거 봐봐!"

파리는 샘이 하는 짓이 맘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도 꽃밭에 앉아 놀고 꽃을 꺾어 머리에 꽂잖아!

하지만

고양이가 따라 한다고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꿀벌이 꿀을 빨아들이다 파리 이야기를 듣고 한 마디 했다.


"아무튼!

고양이가 요즘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많아졌어."


"그건 맞아!

서서 걸어 다니고 낮잠 자고 또 사람처럼 앉아서 먼 곳을 쳐다보기도 해."

무당벌레가 봐도 샘은 사람처럼 행동했다.


"아니야!

고양이는 이미 사람보다 앞선 삶을 사는 동물이야."

땅속에서 고개를 내민 두더지 한 마리가 꽃밭에서 놀고 있는 곤충들에게 말했다.


"뭐!

사람보다 앞선 삶을 산다고."


"그래!

사람들도 못하는 행동을 고양이들은 하며 사는 것을 봐봐."


"그게 뭔데?"

꿀벌이 두더지에게 물었다.


"고양이는 목을 앞 뒤로 돌릴 수 있지!

또 온몸을 비비 꼬며 뒹굴 수도 있지.

그리고

고양이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

두더지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며 본 것들을 곤충들에게 이야기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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