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간절한 기도!-2

상상에 빠진 동화 0345 할머니의 부탁!

by 동화작가 김동석

2. 할머니의 부탁!




손녀가 학교에 가면

할머니는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

손에 든 것은 샘터에서 떠온 생수 한 사발이었다.


"도깨비님!

오늘도 잘 부탁합니다.

손녀!

잘 보살펴주세요.

제가 의지하는 손녀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잘 지켜주십시오.

자연의 이치를 그르치지 않게 잘 돌봐 주십시오.

부족하지만 행복하다는 마음 가지고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도깨비님!

손녀 잘 부탁합니다."


대나무 잎이 소곤거리듯 부딪쳤다.

할머니는 기도를 마치고 대나무 숲에서 나왔다.


도깨비는

할머니 덕분에 매일 시원하고 달콤한 생수를 마실 수 있었다.


"순자가 할머니를 닮았어!

자연을 사랑하고 착한 손녀야.

할머니!

걱정 마세요."

도깨비는 순자를 잘 도와주었다.

순자가 학교 간 사이

도깨비는 숲에 올라가 땔감을 주워 한 곳에 모았다.

순자가 땔감을 쉽게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봄오는 소리.jpg 그림 나오미 G

학교에서 돌아온 순자는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다.

제일 먼저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웠다.

마당 장독대에서 샘터까지 먼 거리였다.

하지만

순자는 한 번도 원망하거나 투정 부리지 않았다.


"샘터야!

이번 가뭄에도 물을 가득 줘서 고맙다.

저녁 먹고 와서 깨끗이 청소해 줄게!"

하고 말한 순자는 물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착하기도 하지!

어린것이 하루도 빠짐없이 물을 길어 가다니.

샘터 청소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하고.

내가 더 고맙다!"


샘터 유령은 순자가 돌아간 뒤 밖으로 나와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할머니!

오늘 저녁은 시래기 된장국 끓일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시래기 된장국!

넉넉하게 많이 끓여야 한다."

할머니는 시래국 끓일 때마다 하는 말이었다.


조상들이

시래깃국을 제일 좋아한다며 국을 많이 끓이게 했다.


"알았어요!

물도 샘터에서 길어온 걸 부었어요.

할머니!

멸치도 많이 넣을 게요."


"한주먹 넣어!

그래야 맛있어."


순자는

할머니와 저녁 준비하며 즐거웠다.


할머니는

시래깃국을 끓일 때마다 조상들을 위해 밥과 시래깃국을 작은 상 위에 차려 놓았다.

대나무 숲에도 밥과 시래깃국을 한 상 차려 놓았다.

도깨비를 위해서였다.


멀리

봄 오는 소리가 들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간절한 기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