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349 빛처럼 자연스럽게!
3. 빛처럼 자연스럽게!
순자는 여름을 좋아했다.
숲에 가면 빛이 나뭇잎 사이를 통과하는 모습이 좋았다.
"빛처럼 자연스럽게!
빛처럼 춤추며 놀아야지."
순자는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빛을 받으며 숲길을 걸었다.
땔감을 하러 갈 때나 고사리를 꺾으러 숲에 가면 춤추고 노래 부르며 놀았다.
"나는 알지!
고사리가 어디에 많이 있는지.
나는 알지!
버섯이 어디에 많이 있는지.
나는 알지!
꿀벌이 어디에 벌집을 짓고 꿀을 모으는지.
나는 알지!
산토끼가 어디에서 잠자고 있는지.
나는 또 알지.
땔감이 어디에 많이 있는지."
순자 노래는
메아리가 되어 나무들을 즐겁게 해 줬다.
"도망쳐!
순자가 오면 잡아갈 거야.
오늘 밤에 토끼탕이 될 수 있어!"
하고 나무 위에서 산토끼를 지켜보던 딱따구리 한 마리가 외쳤다.
"걱정 마!
순자는 우리를 잡아가지 않아.
겨울에도 시래기를 가지고 와서 주고 갔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도 모두 순자 덕분이야."
하고 산토끼가 말했다.
순자는
산토끼들이 숨어 지내는 큰 바위 동굴 밑에 먹을 것을 같다 주었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더 많은 먹이를 갖다 주곤 했다.
숲길을 걷는 순간!
빛은 음악이 되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빛처럼 음악처럼!
숲은 말없이 노래 불렀다.
순자도 숲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빛처럼 음악처럼!
숲길을 걸어가는 나그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바람이 불면 더위를 식히고
눈보라가 치면 조용히 기다리고
빛처럼 음악처럼!
나는 숲을 지키는 나그네"
순자는 더 크게 노래 불렀다.
가끔
순자도 숲에 우뚝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같았다.
무더운 여름은
숲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늘을 찾았다.
대나무 숲 도깨비도 밤이 되면 숲으로 향했다.
더위를 피하는 길은 시원한 개울가를 찾는 것이 최고였다.
도깨비는 땔감을 한 군데 다 모아두고 대나무 숲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