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병아리 한 마리!
고양이 <미미>가
아침부터 찾아간 곳은 논에 우뚝 서 있는 허수아비 <허수>였다.
들판에 사는 고양이와 허수아비 둘은 친구였다.
미미는
허수에게 가서 하루 종일 놀다 집에 왔다.
"허수야!
내일은 뭐 먹고 싶어?"
미미는 허수가 먹고 싶은 걸 사다 주는 재미로 살았다.
"맛있는!
샌드위치 먹고 싶어.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 샌드위치!
또
치킨!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 부탁해."
하고 허수가 말하자
"알았어!
치즈를 듬뿍 올린 샌드위치를 구해올 게.
그리고
맛있는 치킨도 사 올 게!"
미미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미미!
넌 뭐 먹고 싶어?"
하고 허수가 물었다.
"난!
햄버거.
닭가슴살이 들어간 햄버거 먹고 싶어.
물론
나도 겉바속촉 치킨도 먹고 싶어!
내가
닭고기를 제일 좋아하거든!"
하고 미미가 대답했다.
"닭가슴살이 들어간 햄버거는 맛이 없는데!"
허수도 먹어본 닭가슴살 햄버거는 정말 맛이 없었다.
"그래도
난 닭가슴살 햄버거 먹고 싶어!"
미미는 요즘 요리할 때마다 닭가슴살을 넣었다.
"무슨 소리야!
맛있는 걸 먹어야지."
허수는 미미가 맛없는 걸 먹는 게 싫었다.
미미는 돌아갔다.
내일 맛있는 도시락을 들고 허수를 찾아올 것이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다."
허수는 들판을 지키며 내일 먹을 샌드위치를 생각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들판에서 놀던 동물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그림 나오미 G
미미는
집에 오는 길에 들판 한가운데 있는 양계장을 슬쩍 들여다봤다.
수많은 병아리들이 먹이를 쪼아 먹고 있었다.
"내일은 병아리 한 마리도 데리고 가야지!"
미미는 양계장에 들려 병아리 한 마리를 데리고 허수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닭장 속에서 살기 싫다는 병아리 소원을 들어주는 고양이었다.
그런데
닭장 속에 갇힌 병아리들은 미미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주인이 주는 먹이만 신나게 먹고 낮잠 자는 게 행복했다.
"바보들!
살만 찌면 죽어.
그러니까
닭장에서 나올 생각을 해.
들판으로 도망쳐야 살 수 있어."
미미는 닭장 앞에서 외쳤다.
하지만
병아리들은 쳐다만 볼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