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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도시락!-05

상상에 빠진 동화 0364 신에게 맹세할 수 있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05. 신에게 맹세할 수 있어!


들판에서

허수(허수아비)와 신나게 놀던 미미(고양이)는 무거운 도시락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도랑에서 가재랑 미꾸라지를 잡아 도시락에 가득 채웠다.


"여기!

도시락 가져왔어."

미미가 부엌에서 밥 하는 순이에게 도시락을 주었다.


"선물도 넣었어!"

하고 미미가 말하자


"선물!

너희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하고 순이가 말하며 도시락을 받았다.


"열어 봐!"

미미는 순이가 도시락을 여는 모습을 지켜봤다.


"와!

이게 뭐야?"

순이는 도시락 뚜껑을 열며 놀랐다.


"허수랑 내가 잡았어!"

하고 미미가 말하자


"정말!

이 많은 가재랑 미꾸라지를 너희들이 잡았어?"

하고 순이가 묻자


"응!"

하고 대답한 미미는 속으로 웃었다.


"세상에!

가재도 잡다니.

미꾸라지가 도대체 몇 마리야?

우렁도

이렇게 큰 걸 잡아오다니!"

순이는 도시락 안을 보고 또 봤다.


"고마워!

오늘 저녁에 아빠 엄마에게 매운탕을 끓여줘야지."

매운탕을 먹을 생각을 하니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


"간다!"

미미는 순이가 좋아하는 걸 보고 집으로 갔다.


"내일!

도시락 가지러 와."

하고 순이가 말하자


"알았어!"

하고 대답한 미미는 신나게 집을 향해 달렸다.

아니

들판 한가운데 있는 양계장을 향해 달렸다.



마법 도시락.jpg 그림 나오미 G




미미는

양계장 주변을 살폈다.

양계장 주인 만식 아저씨가 있는가 확인했다.

하지만

양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미미는

양계장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들어갔다.


"안녕!"

미미는 먹이를 쪼아 먹고 있는 병아리들에게 인사했다.


'삐악! 삐악!'

먹이를 쪼아 먹던 병아리들이 미미를 슬쩍 쳐다봤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먹이만 쪼아 먹었다.


"닭장에서 나올 수 있어!

내가 문을 열어 주면 말이야.

자유!

나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거야.

들판을 뛰어다니며 맛있는 지렁이와 굼벵이를 잡아먹으면서 말이야.

닭장에서 나오고 싶지!

그곳에서 나오고 싶으면 손 들어 봐.

문 열어 줄게."

하고 미미가 긴 연설을 했다.


병아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먹이를 쪼아 먹다 힐끗 미미를 쳐다보는 병아리가 몇 마리 있었다.


"밖으로 나가면 잡아먹을 거지!"

병아리 한 마리가 처음으로 말했다.


"아니!

절대로 잡아먹지 않을 거야.

하늘땅 신에게 맹세할 수 있어!"

하고 미미가 병아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싫어!

난 먹고 잘 수 있는 이곳이 좋아."

병아리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밖에 나가면 넓은 들판이 있어.

그곳에는 꽃밭도 있고 꿀벌과 나비도 많아.

그 꽃밭에 지렁이와 굼벵이가 많아.

그걸 먹으면 닭장을 나온 걸 후회하지 않을 거야."

하고 미미가 긴 설명을 했다.


하지만

병아리들은 한 마리도 대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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