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노랑 병아리!
다음날 아침
미미는 도시락을 받으러 순이 집으로 향했다.
"미미!"
순이가 불렀다.
"안녕!"
미미가 인사하자
"오늘!
엄마랑 같이 갈 거야."
하고 순이가 말하자
"어디?"
미미가 물었다.
"허수아비 보러!
허수랑 미미가 미꾸라지 잡아왔다니까 믿을 수 없다며
엄마가 허수아비 보러 간데."
하고 순이가 말하자
"정말!
빨리 가서 허수아비에게 말해야겠다."
하고 말한 미미는 서둘렀다.
미미는
조금 불안한 눈치였다.
"걱정 마!
너희들을 헤치거나 괴롭히려고 가는 것 아니니까."
하고 순이가 말하자
"알았어!"
미미는 대답은 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엄마!"
순이는 방에서 나오는 엄마를 불렀다.
"미미 왔구나!"
방에서 나온 엄마가 미미를 보고 말하자
"안녕하세요!"
미미는 마루 가까이 가서 인사했다.
"잘 지냈지!"
하고 엄마가 묻자
"네!"
미미는 대답은 했지만
엄마가 허수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불안했다.
"가자!"
순이는 미미와 허수에게 줄 도시락을 들고 논으로 향했다.
"먼저 가 허수에게 알려줄게요!"
미미는 달렸다.
"알았어!"
순이와 엄마는 천천히 걸었다.
미미는 들판으로 향했다.
매일 들리던 양계장을 지나 허수(허수아비)에게 달려갔다.
"엄마!
허수가 사람이 된 걸까?"
하고 딸이 묻자
"글쎄!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이건
세계 뉴스감이야!
엄마는 믿을 수 없어."
하고 엄마가 말했다.
"엄마!
미미가 잡은 걸 허수랑 잡았다고 한 걸까?"
하고 딸이 묻자
"그건!
더더욱 믿을 수 없지.
고양이가 어떻게 미꾸라지, 우렁, 가재를 잡아!"
엄마는 어젯밤에 먹은 매운탕을 생각하면 아직도 믿을 수 없었다.
"허수야!"
멀리 보이는 허수를 보고 순이가 불렀다.
허수가 순이에게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다.
"엄마!
꼼짝하지 않는 데."
하고 순이가 말하자
"그렇지!
허수가 사람처럼 돌아다니는 걸 믿을 사람은 없겠지?"
하고 엄마도 속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맞아!
우리 논에 허수아비가 사람처럼 돌아다닌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이 다 구경 올 거야."
순이와 엄마는 허수에게 다가갈수록 가슴이 뛰었다.
"허수야!
잘 있었어?"
하고 엄마가 물었다.
"네!
주인님."
허수는 매년 새 옷을 갈아입혀 주는 엄마를 보면 기분 좋았다.
엄마가 없었으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을 허수였다.
순이 엄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논에서 지낸 허수를 사람처럼 대했다.
추우면 춥다고 입지 않는 아빠 코트를 가져다 허수에게 입혀주었다.
여름에는 긴소매는 너무 덥다며 반팔 티셔츠를 가져와 입혀 주었다.
허수는 언제부턴가 순이 가족이 되어 있었다.
그림 나오미 G
노랑 병아리 한 마리가 양계장에서 미미를 기다렸다.
그런데
매일 오던 미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병아리는 미미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할 참이었다.
"오늘은 안 올까!"
노랑 병아리가 먹이를 쪼아 먹다 혼잣말을 했다.
'삐악! 삐악!'
다른 병아리들은 소리 내며 먹이를 쪼아 먹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노랑 병아리 한 마리는 양계장 출입문만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