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메뚜기 공격!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은 허수(허수아비)와 미미(고양이)는 들판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미야!
오늘은 메뚜기 잡자."
하고 허수가 말했다.
메뚜기 떼가
들판 곡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본 허수는 가슴이 아팠다.
"좋아!"
미미도 농부들이 힘들게 농사지은 곡식을 메뚜기 떼가 몰려와 먹는 게 싫었다.
잡았다!"
"나도 잡았다!"
미미와 허수는
논에 가득한 메뚜기를 잡았다.
"도시락이 꽉 찼어!"
"나도!
도시락이 꽉 찼어."
미미와 허수는
더 이상 메뚜기를 잡을 수 없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미미는 허수는
아직도 논에 가득한 메뚜기를 보고 더 잡고 싶었다.
"좋은 방법이 있어!"
허수가 말하자
"뭔 데?"
미미는 궁금했다.
"내 옷소매를 묶어 봐!
아마도 가방처럼 만들 수 있을 거야."
허수가 벗어준 긴소매 티셔츠 소매를 묶자 가마니 같은 큰 자루가 되었다.
"좋아!
도시락에 넣은 메뚜기를 여기에 넣자."
하고 허수가 말하자
"좋아! 좋아!"
미미도 신났다.
미미와 허수는
도시락에 가득한 메뚜기를 티셔츠 자루에 쏟은 뒤 메뚜길 잡았다.
"너무 많아!
이건 내가 들을 수 없어."
미미는 티셔츠에 가득한 메뚜기를 들 수 없었다.
"걱정 마!
내가 들어다 줄 테니까."
허수는 메뚜기가 가득 담긴 티셔츠 자루를 들고 논두렁을 걸었다.
허수는
처음으로 순이네 집으로 향했다.
가슴이 벅찼다.
자신을 태어나게 해 준 주인집에 간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조심해!"
미미는 도시락 두 개를 들고 허수를 따랐다.
"순이가 좋아할까?"
미미가 물었다.
"당연하지!
몇 년 전에 가뭄이 들어 먹을 게 없을 때 엄마가 메뚜기 잡는 걸 봤어."
허수는 논에서 지내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봤다.
"그랬구나!
메뚜기도 먹는구나."
미미는 메뚜기 먹는 이야길 처음 들었다.
"튀겨 먹으면 맛있다고 했어!
단백질이 풍부하고 미래의 먹거리라고도 했어."
허수는 농부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어선 지 메뚜기 식량에 대해 잘 알았다.
"허수야!"
순이가 마당에서 놀다 허수와 미미가 오는 걸 봤다.
"엄마! 엄마!
엄마 허수가 왔어."
하고 순이가 방을 향해 외쳤다.
"뭐라고!
허수가 왔다고."
엄마가 창문을 열고 물었다.
"응!
빨리 나와 봐."
순이는 허수가 들고 오는 걸 받았다.
"이게 뭐야?"
하고 순이가 묻자
"메뚜기!"
"뭐!
메뚜기?"
"응!
우리가 잡았어."
미미가 답했다.
"엄마!
빨리 나와 봐.
메뚜길 잡아왔어!"
"뭐라고!
메뚜길 잡아왔다고."
하고 순이가 외치자
"누가!
뭘 잡았다고?"
엄마는 방문을 열고 나오며 물었다.
"이게!
이게 무슨 일이야."
엄마는 마당 한가운데 놓인 큰 보따리를 보고 놀랐다.
"엄마!
이게 다 메뚜기래."
하고 순이가 말하자
"뭐!
메뚜기라고."
"이걸!
다 어떻게 잡았지."
"미미랑 허수가 잡았어!"
하고 순이가 말하자
"세상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구나."
순이와 엄마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메뚜기를 갖다 준
허수는 논으로 미미는 집으로 돌아갔다.
순이와 엄마는
저녁 늦게까지 메뚜기를 튀겼다.
"맛있어!"
순이는 메뚜기를 튀기며 한 마리씩 먹었다.
"먹을 게 없으면 이게 식량이지!"
엄마는 정성을 다해 메뚜기를 튀겼다.
"엄마!
내일은 메뚜기 넣은 샌드위치 만들어 주자."
순이는 튀긴 메뚜기를 가지고 어떤 샌드위치를 만들까 생각했다.
"그래!
맛있게 메뚜기 샌드위치 만들어 줘."
엄마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림 나오미 G
양계장 닭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미미도 여름 내내 양계장에 가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노랑 병아리도 큰 암탉이 돼 가고 있었다.
닭장을 나오고 싶었던 꿈도 잊고 살았다.
양계장 주인도 어미닭을 내다 팔 생각을 했다.
한 달만 더 키우면 시장에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잘 먹고!
잘 자면 된다."
양계장 주인은 사료를 안으로 옮기며 말했다.
호기심 많은 병아리는 유난히 작아 보였다.
살이 포동포동 찌면 죽는다는 걸 알고 있는 닭 같았다.
기다리던 미미도 오지 않아 밥 맛이 없었다.
병아리가 어미닭이 되었다!
주인이 먹이만 주면 걱정 없는 닭이었다.
양계장 울타리도 촘촘히 철조망을 쳐서 삵이나 족제비가 들어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