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느껴 봐!-1

상상에 빠진 동화 0453 유난히 빛나는 밤!

by 동화작가 김동석

1. 유난히 빛나는 밤!



달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이었다.

매화나무에서 달팽이 한 마리가 꼼지락 거리며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얼마나 느리던지 아직도 지상까지 내려가려면 새벽이 되어야 도착할 것 같았다.


달팽이는 서두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다.


그림 나오미 G



"어딜 가는 거야?"

매화나무 가지에 매달려 잠을 자던 사슴벌레가 달팽이에게 물었다.


"달빛을 먹어야겠어!"

하고 달팽이가 대답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먹으면 되잖아!"


"아니!

이곳은 바람이 불면 이슬을 먹기 힘들어.

그러니까

더 밝은 곳에서 달빛을 먹으려면 지상으로 내려가는 게 좋겠어!"


"넓은 들판까지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무슨 소리야!

날 달빛이 기다려줄 텐데."

달팽이는 자신이 느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달빛이 환화게 비추는 곳으로 향했다.


"알았어!

새벽이 오기 전에 도착하면 좋겠다."

하고 말한 사슴벌레는 다시 잠을 청했다.


"세상에서 달팽이가 제일 느릴 수 있어!

하지만 느리다고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안 돼."

달팽이는

빠른 속도로 매화나무를 내려갔다.


남을 흉보고 괴롭히는 사회가 되었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사는 사람들이 힘든 시절도 있었다.

사람들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는 사회를 모두가 원했지만 그런 사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달팽이는

느리지만 빠른 속도를 냈다.

넓은 들판에서 달빛 품은 이슬을 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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