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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24. 2023

고요의 숲!-4

상상에 빠진 동화 0479 갯벌이 주는 행복!

4. 갯벌이 주는 행복!



바닷물이 빠지자

송이도 갯벌이 드러났다.


'통! 통! 통! 통!'

경운기 소리가 해안가에 요란했다.

마을 이장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이 조개를 잡으러 갯벌로 나갔다.


“오늘 저녁에는 백합구이를 먹어야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갯벌에서 마을 사람들은 백합과 맛조개, 그리고 동죽을 잡았다.


맛조개와 동죽을 삶아 새콤하게 양념을 만들어 무쳐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또 갯벌에서 잡은 백합을 일에 싸 구워 먹으면 달콤한 향기가 가득했다.


영광군 송이도 갯벌/사진 김동석



“물이 들어온다!

이제 나갑시다.”

마을 이장은 갯벌에 들어오는 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물은 빠르게 갯벌을 지워갔다.

넓은 갯벌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괴물 같았다.


“빨리! 빨리! 나와요.”

마을 사람들은 욕심내지 않았다.

오늘 못 잡으면 내일 또 잡으러 오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을 태운 경운기가 달리기 시작했다.


‘통통통통! 통통통통!’

송이도를 지키는 고양이 <샘>은 해안가에서 마을 사람들을 지켜봤다.


“나도 먹고 싶어요!”

<샘>은 어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나씩 주는 조개를 까먹었다.


“병어와 조기를 잡으면 좋겠다!”

<샘>은 바다에서 잡은 병어와 조기를 좋아했다.

만선을 한 배가 들어올 때는 어부들도 고양이들에게 고기를 푸짐하게 던져주었다.


“<샘>!

오늘은 백합은 없다.”

마을 이장이 <샘>에게 동죽과 맛조개를 던져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샘>은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백합을 잡지 못해 <샘>도 먹을 수 없었다.


“맛있겠다!”

<샘>은 동죽과 맛조개를 들고 팽나무 위로 올라갔다.

긴 발톱과 송곳니를 이용해 단단한 조개를 깼다.


“역시  

조개는 맛있다니까!”

<샘>은 맛조개와 동죽을 까서 먹으면서 몽돌 해변을 봤다.


“저 녀석들은 이 맛을 모를 거야.”

몽돌해변을 걷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샘이 말했다.

배가 부른 <샘>은 해안가 팽나무에서 내려와 왕소사나무 숲으로 달렸다.


“오늘은

왕소사나무에 올라가서 놀아 볼까!”

<샘>은 길게 늘어진 왕소사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소사나무 위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이 아름다웠다.



그림 나오미 G/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와 고양이 <샘>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한 바퀴 돌았다.

그런데

가장 큰 왕소사나무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안녕!

이름이 뭐니?”

하고 명수가 인사하며 물었다.


"<샘>!

<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

동화책 주인공 고양이 <샘>입니다."

하고 말한 고양이 <샘>은 깜짝 놀랐다.

왕소사나무에 올라간 걸 들킨 기분이었다.


“나무에는 왜 올라간 거야?”

명수는 도망도 안 가고 나무 위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샘>이 걱정되었다.



영광군 송이도 <몽돌 해변>/사진 김동석



“여기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너무 멋져요.”

하고 <샘>이 말하자


“그렇구나!

나도 올라가 볼까?”

하고 명수가 묻자


“안 돼요!”

<샘>이 소리쳤다.


“왜?”


“무거운 사람이 올라오면 나무가 부러질 수 있어요!”

<샘>은 나무를 걱정했다.


“알았다!”

<샘>의 말을 들은 명수는 왕소사나무에 오르는 걸 포기했다.


“녀석!

나무를 지키려고 하다니.”

명수는 <샘>이 나무를 걱정하는 게 신기했다.


“<샘>!

과자 먹을래?”

명수는 주머니에 넣어 둔 과자가 손에 잡히자 <샘>에게 물었다.


“아니요!”

<샘>은 과자 먹는 것보다 나무 위에서 바다를 구경하는 게 더 즐거웠다.

<샘>은 항구에 들어오는 어선을 보고 나무에서 내려왔다.


“고기잡이배가 들어와서 항구에 가야 해요!”

<샘>은 명수에게 인사를 하고 항구를 향해 달렸다.

지금 가지 않으면 내일 아침까지 굶어야 한다.


“아저씨! 아저씨!

고기 많이 잡았어요?”

<샘>은 배에서 내리는 어부에게 물었다.


“농어랑 꽃게를 많이 잡았다.”

어부는 조금 기다리라는 신호를 주고 마을 사람들에게 갔다.


“세상에!

그 맛있는 농어를 잡다니.

농어!

먹고 싶다.”

<샘>은 어부의 집에서 말린 농어를 훔쳐 먹은 적 있었다.

그 뒤로 농어를 먹어본 지가 오래되었다.


“꽃게도 좋아!

그런데 살아있으면 안 되는데.”

<샘>은 꽃게 집게에 물린 적이 있었다.

수염이 모두 꽃게 집게에 싹둑 잘라 나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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