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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23. 2023

고요의 숲!-3

상상에 빠진 동화 0478 두려울 거야!

3. 두려울 거야!



넝쿨 식물은 무서운 존재였다.

멧돼지가 와서 밀치는 것보다 몇 배나 무서운 존재였다.


“히히히!

이 숲을 차지하고 말 거야!

수백 년을 살아도 소용없어.

너희들은  

곧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다니까.”

넝쿨식물은 무럭무럭 자라는 소사나무가 싫었다.

수백 년을 살아가는 왕소사나무는 더욱 싫었다.


"들었지!

넝쿨식물을 조심해.

비바람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야."

왕소사나무는 어린 소사나무들이 살아남기를 바랐다.


"알겠어요!"

어린 소사나무들도 넝쿨식물이 몸을 휘감지 못하게 노력했다.


"히히히!

그래도 소용없다니까.

벌써!

저기 아래 숲에 사는 소사나무들은 모두 죽었어."

넝쿨식물은 숲을 조금씩 차지하며 왕소사나무 숲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웃기지 마!

너희들은 절대로 우리를 죽이지 못해.”

소사나무들은 넝쿨식물이 목을 조여 올수록 더 힘을 냈다.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사진 김동석



“땅에 의지하고 살지 욕심을 부리다니!

너희들은 

곧 사람들이 가져올 칼날에 목숨을 잃을 거야.”

왕소사나무는 넝쿨식물이 맘에 들지 않았다.

나무를 죽이는 재미에 살아가는 넝쿨식물을 가만두도 싶지 않았다.


"잘 들어!

우리는 사람들이 숲에 들어와 소사나무를 톱으로 잘라갔다.

그 소사나무는 땔감이나 집을 짓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우리는 수백 년을 살아남은 소사나무야.

살겠다는 강한 의지만 있으면 절대로 죽지 않아.

그러니까!

넝쿨식물을 두려워하지 마."

왕소사나무는 어린 소사나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네!

넝쿨식물이 내 몸을 감도록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어린 소사나무가 대답했다.


"히히히!

웃기는 소리.

숲 속을 보라고!

이제 몇 그루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아야지."

넝쿨식물도 포기하지 않았다.

왕소사나무 숲만 점령하면 송이도 숲은 넝쿨식물의 천국이 되는 셈이다.


“아파도 껍질을 도려낼 수 있어야 해!

넝쿨식물이 달라붙은 껍질을 도려 내야 한다.”

소사나무들은 넝쿨식물의 공격을 막기 위해 스스로 껍질을 벗겼다.

죽을 만큼 아프지만 꾹 참았다.


“춥고 힘들어!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

대왕 소사나무는 어린 소사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을 막고 싶었다.


"히히히!

어린것이 죽는 걸 봤지.

우린!

이렇게 무서운 존재란 말이야."

넝쿨식물은 더 넓은 땅을 차지하려고 했다.


어린 나무들을  

죽이고 숲 속을 다 차지하는 듯했다.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사진 김동석




"어림없지!"

소사나무들은 넝쿨식물에게 호락호락 숲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왕소사나무 군락지>에서는 더 넓은 땅과 햇살을 차지할 수 없었다.


“누가 이기나 보자!”

넝쿨식물은 더 많은 씨앗을 땅에 뿌렸다.

왕소사나무 숲을 차지하겠다는 넝쿨식물의 집요함은 계속되었다.

소사나무들도  

살아남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껍질을 벗겨냈다.


“가지를 길게 수평으로 뻗어야 해!”

소사나무들은 햇살에 넝쿨식물이 말라죽기를 바랐다.


“가지를 비틀어!  

하늘을 향해 머리를 쭉 내밀고 살아남아야 해.”

왕소사나무는 어린 소사나무에게 크게 외쳤다.


자연의 이치!

영원한 절대자는 없었다.

물레방아 돌듯 생성과 소멸이 지속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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