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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22. 2023

고요의 숲!-2

상상에 빠진 동화 0477 죽느냐 사느냐!

2. 죽느냐 사느냐!



송이도에

불던 바람이 멈췄다.


"바람이 잦아들었다!

비도 멈추겠지."

송이도에 몰아치던 비바람이 멈추는 것 같았다.

명수는 바람도 잠잠해지고 비도 멈춘 왕소사나무 숲에서 숲 속 이야기를 들었다.


'뚝! 뚝!'

나뭇가지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강한 비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왕소사나무 한 그루가 넘어졌다.


"나무가 울다니!"

명수는 왕소사나무 숲에서 나무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지!

나무도 생명을 가졌으니 아프면 울겠지."

명수는 사람만 눈물 흘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왕소사나무 숲에 올라 나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듣지 못한  

나무의 울음소리에 명수는 홀린 기분이었다.


“누가 심었을까!”

왕소사나무 숲에서 명수는 전설을 찾고 있었다.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사진 김동석



“이곳만!

왕소사나무가 많은 이유가 있을 거야.”

명수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손으로 받으며 조용히 숲 속을 지켜봤다.

왕소사나무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봐!”

왕소사나무가 주변에 있는 어린 소사나무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어린 소사나무들은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지를 길게 뻗었다.


"몇 백 년을 버티려면 자연의 힘을 거스르면 안 돼!"
대왕 소사나무는 오래 사는 법을 알았다.


"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온몸을 기울일게요."

어린 소사나무들은 바람의 힘을 거스르지 않았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몸을 비틀어 가며 바람과 함께 춤을 췄다.


"그렇지!

아주 잘하고 있다."

왕소사나무는 어린 소사나무들이 바람과 함께 춤추는 게 맘에 들었다.


"히히히!

그래도 소용없어.

우린 바람에 날아가지도 않으니까."

넝쿨식물은 소사나무를 죽이기 위해 나무를 휘감고 올라갔다.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사진 김동석



나무와 넝쿨식물은 

서로 숲을 차지하려고 치열한 싸움을 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싸움이었다.


"죽느냐 사느냐!

치열한 싸움을 하는 군."

나는 고요의 숲에서 소사나무와 넝쿨식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자연의 이치!

가장 자연스럽게 자연을 치유하는 방법이겠다.

아니면

자연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었다.



그림 나오미 G/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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