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7. 2022

포기할 수 없는 습관!

달콤시리즈 138

포기할 수 없는 습관!






“물건이든 지식이든 다 쓰게 되어 있어!”

집안 곳곳이 쓰레기 창고가 된 지도 벌써 몇 년째 되었다.


“아버지!

이건 버리죠?"

아들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언젠가는 다 필요하고 쓰게 되어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말을 듣고도 고집을 부렸다.


“아버지!

이런 건 농부들에게 필요하지 않아요.”

아들도 더 이상 집안이 쓰레기 창고가 되는 것이 싫었다.


“이놈아!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버리라고 하는 거 아냐!”

아버지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농부였다.


아버지는

농부에게 기름진 땅과 풍요로움을 채워줄 것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었다.


“영감!

소금이 없어요.”

어머니는 부엌에서 요리하다 말고 창고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와 말했다.


“소금!

소금이 떨어졌다고?”

아버지는 어머니 말을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네!

소금 항아리가 텅 비었어요.”

어머니는 겨울에 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면서 소금을 다 썼다.


“부인!

우리 집에 아들딸은 없어도 소금은 꼭 있어야 해.”

아버지는 아들 딸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게 소금이었다.

소금이 떨어지면 염전까지 가서 가장 좋은 소금을 사 왔다.


“아무튼!

소금 떨어졌다니까요.”

하고 말하자


“저기!

창고 끝에 소금가마니 하나 있으니 항아리에 담아 봐.”


“정말!”

어머니는 아버지 말을 듣고 창고 끝자락으로 갔다.


“이게 소금인가!”

하얀 포대에 담긴 소금자루를 보고 어머니가 물었다.


“그래!”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집안에 필요한 것들을 잘 챙기는 습관이 있었다.

특히

어떤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을 가졌다고 늘 고집 센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중에 하나가 소금이다.


“소금이 떨어지면 우리는 죽는다!”

아버지가 다섯 살 된 아들을 앉혀놓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소금이 없으면 왜 죽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청년이 된 뒤로

아버지가 포기하지 않는 습관에 사로잡혀 사는 것들을 하나하나 보고 이해하면서

아버지의 깊은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존중! 공존! 공동체!”

나만 아는 특별한 순간을 위해 무엇인가 노력하는 습관이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맛집을 검색하고 찾아가 먹방 하는 모습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나만 아는 특별한 순간!

그리고 포기할 수 없는 습관!”

맛집 탐방과 먹방 사진을 올리는 것은 내게 일상이 되어버린 행위이며 소소한 행복이었다.


나는 가상공간에 모든 것을 올리는 데

아버지는 물건과 지식도 눈에 보여야 하고 창고에 잘 보관해야만 했다.

아버지와 내가

서로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보관을 하고 관리했다.


“아버지!

꼭 필요한 것만 창고에 두고 나머지는 모두 버리세요.”

하고 말하며

아들은 아버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현대인이 가지 않는 길!”

아버지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아버지의 말이 다 옳고 맞았다.


“이걸 쓰레기 소각장에 버리면 썩겠지!

그럼 먼지가 되고 또 그 먼지는 우리 눈과 귀 코를 통해 쓰레기를 먹고 몸속에 저장하게 되는 거야!”

하고 아버지는 아들이 잔소리할 때마다 말했다.


“버릴 것을 왜 사는지!”

아버지는 아들이 사서 사용하다 얼마 되지 않아 버리는 것들을 많이 봤다.


“풍요로움과 기름진 땅을 갖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땀을 흘려야 하는 거야!”

아버지는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소비가 미덕!”

아들은 아버지 말을 듣고 소비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피나는 노력!

소중한 땀방울!”

아버지는 포기할 수 없는 습관 중에서

소금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했었다.


“맞아!

현대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아닐까!”

편리하고 편하게만 살려고 하는 현대인들이 아버지와 같은 농부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다.


“포기할 수 없는 습관!”

아버지의 습관처럼 되어버린 이 말이 아들을 변화시켰다.


“변해야지!

변하지 않으면 나도 소멸되는 세상이지!”

아들은 집안에 쓰레기 같은 것이 가득한데도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림 나오미 G


“영감!

설탕이 떨어졌어요.”

어머니는 텅 빈 설탕 그릇을 들고 아버지를 찾았다.


“설탕!

그건 안 먹어도 되고 또 집에 없어도 되는 물건이야.”

아버지는 어머니가 들고 있는 설탕 그릇을 보고 말했다.


“영감!

당신은 설탕이 없어도 되지만

나는 설탕이 꼭 필요한 데 어떡합니까!”

어머니도 풍요로운 한 끼 밥상을 준비하면서

항상 필요한 것은 아버지에게 지지 않고 부탁해서 얻었다.


“필요하면 사야지!”

아버지는 포기할 수 없는 습관에 대해서는

절대적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을 위하고 모두를 위하는 일에 대해서는

넓은 아량과 관용을 가지고 있었다.


“금방 가서 사 올게!”

아버지는 아들을 시켜도 되는 데 직접 설탕을 사러 갔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가 좋았다.

퉁명스러운 고집을 가진 분이라는 것도 알지만

어머니가 부탁하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었다.


“아들!

뒷산에 가서 솔잎을 좀 따다 주면 좋겠다!”

방에서 뒹굴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말했다.


“어디에 쓰려고요?”

아들은 핸드폰을 검색하면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송편을 만들어 먹을 거야.”

어머니는 오랜만에 모시 송편을 만들어 먹고 싶었다.


“알겠습니다!”

아들은 옷을 입고 방을 나갔다.


오늘 저녁 밥상에는 맛있는 모시 송편이 올라올 것 같았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사 온 설탕도 넣고 콩도 넣은 모시 송편을 만들었다.


“누구를 위한 거야?”

아버지는 가끔 아들이 SNS에 사진 올리는 것을 보고 물었다.


“누구를 위한 다기 보다 제 자신을 위한 거예요.”

아들은 처음에는 누구를 위해 맛집을 탐방하고 먹방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신을 위한 만찬이어야 했고 또 자신을 위한 가상공간의 사진들이어야 했다.

반드시

누구를 위해 맛집을 소개하고 먹방 소식을 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행이구나!”

아버지는 아들 이야기를 듣고 안심되었다.

누구를 위한다는 것은 어쩌면 위선일 수 있었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처럼 포기할 수 없는 습관 하나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아들은 아버지가 일생을 통해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을 만들어 온 것처럼

자신만의 습관을 만들고 길들이고 싶었다.


“그건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같은 거야!”

아버지는 자신이 걸어온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쉽지 않겠죠!”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었다.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이 얼마나 권위와 위엄을 가진 것들인지 알았다.

그런 습관들이

아버지를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을 알았고 농부인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훌륭했다.







-끝-


-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은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이 하나라도 있나요?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화가 나고 속상한 것을 보면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이 글 쓰는 것이랍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농부처럼 포기할 수 없는 습관이 많았으면 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갈 수 없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