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방황의 시작!
창문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신선했다.
학교를 가지 않고 남한산성을 향한 버스를 탄 <한설이>!
달리는 버스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종점이 가까워진 듯 승객은 고작 세 명이었다.
<설이>는
종점이 어딘지도 모르고 있다.
"종점입니다!"
버스기사는 종점에 차를 새우며 말했다.
<설이>는 밖을 보다 찰나의 순간 깜빡 졸았었다.
"종점이구나!"
<설이>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다.
버스에서 내린 <설이>는 서서 버스종점을 좀 더 둘러봤다.
'차량정비센터, 청소, 사무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로 갈까!"
<설이>는 버스 종점과 연결된 어떤 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히히히!
궁금하다."
<설이>는 두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개굴개굴! 개굴개굴!'
어디선가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렸다.
"호호호!
개구리가 있다니."
<설이>는 자연에서 듣는 개구리 소리가 좋았다.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지만 갈대숲이 우거진 들판은 <설이>의 접근을 막았다.
"와!
나비도 있다.
잠자리도 있다."
<설이>가 좀 더 들판을 걷자 흰나비와 잠자리가 풀숲에서 날고 있었다.
"잠자리채를 가져올걸!"
<설이>는 오래전에 외할머니 집에 갔을 때
잠자리채로 나비와 잠자리를 잡던 기억이 났다.
"호랑나비도 있다!"
설이는 길가에 서서 날아다니는 나비와 잠자리를 지켜봤다.
"하늘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
<설이>도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었다.
"그건 욕심이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다 잘할 수는 없어."
<설이>는 욕심이 많았지만 쉽게 포기할 줄도 알았다.
"자연스럽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설이었다.
욕심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설이었다.
그림 홍정우/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학교에서 난리 났겠지!"
<설이>는 학교에 가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하고 또 사라진 자신을 찾을 걸 알았다.
"전화는 해야지!"
<설이>는 걷던 걸 멈추고 선생님에게 전화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
어디 아픈 거야?"
선생님은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설이>가 아픈 줄 알았다.
"아니요!
선생님 오늘 하루만 결석할게요."
"뭐라고!
결석한다고?"
"네!
선생님!
오늘은 학교 가기 싫어요."
<설이>는 사실대로 선생님에게 말했다.
"지금 어디야!"
"108번 버스 종점에서 내렸어요."
"그곳은 먼 곳인데!"
선생님은 <설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선생님!
여기 처음 왔는데 나비도 많고 잠자리도 있어요.
강에 두루미도 두 마리 있어요.
그런데
강 이름은 모르겠어요."
<설이>는 눈에 보이는 대로 선생님에게 말했다.
"알았어!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선생님은 걱정되었다.
빨리 가서 데려와야 할 것 같았다.
"네!
여기서 조금 더 구경하고 돌아갈게요."
<설이>도 선생님이 걱정하는 걸 알았다.
또 학교에 가지 않은 걸 알면 엄마 아빠가 어떤 일을 할지 알았다.
그래도
학교 선생님에게는 알려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