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17. 2024

어디에 숨긴 거야!-2

상상에 빠진 동화 0536 집사를 조심해!

2. 집사를 조심해!





혜민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스케일이 큰 그림을 그렸다.

세계 최고의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열일곱이라는 나이에 패션디자인 전시를 주도할 만큼 용기도 대단했다.


<닥치고>는 

어젯밤에도 혜민이 가져온 쇼핑백을 뒤졌다.

그 안에 들어있는 양말을 물고 자신이 쉬는 곳으로 향했다.


"히히히!

오늘 양말은 아주 따뜻한데.

매일 

이런 양말만 사 오면 좋겠다."

<닥치고>는 양털 양말이 좋았다.

나일론이 아닌 순수 양털 양말이라 더 좋았다.




그림 이혜민/패션디자이너/<뒤통수가 예쁜 제니의 인형가게> 출간동화 일러스트 작가




혜민은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다.

어제 사온 쇼핑백을 찾았다.

그리고

그 안에 새로 사 온 양말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닥치고>!

양말 어디 있어?"

혜민은 머리카락이 꼼지락 거리는 걸 느꼈다.


"<닥치고>!

그 양말은 비싼 거야.

빨리 가져와.

넌!

오늘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혜민은 짜증이 머리끝까지 났다.

어제 비싼 돈 주고 산 양털 양말을 신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것이 속상했다.


혜민은

<닥치고>를 찾았다.

소파 밑에 숨어 있던 <닥치고>는 혜민 손에 잡혀 끌려 나왔다.


"<닥치고>!

양말 어디다 숨겼어?"

혜민은 화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하지만

<닥치고>는 몸부림쳤다.

혜민의 손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다.


"휴!

살았다."

<닥치고>는 혜민이 손에서 빠져나와 달렸다.

소파 밑을 지나 베란다를 지나 어딘가로 향했다.

혜민은 뒤 따랐다.

하지만

베란다 창문을 넘는 것을 본 뒤로 <닥치고>를 놓치고 말았다.


"이 녀석이!

어디에 숨겼을까?"

혜민은 <닥치고>를 놔준 뒤 사라진 양말을 찾았다.

그런데

집안 어디에도 없었다.


"닥치고!"

신고갈 양말을 찾다 혜민은 <닥치고>를 불렀다.


"히히히!

내가 숨긴 양말은 절대로 못 찾을 거야!"

<닥치고>는 소파 밑에 숨어 혜민이 양말 찾는 걸 유심히 지켜봤다.


"장 농 뒤에 숨겼을까!"

혜민이 안방 장롱 뒤를 들여다봤다.

하지만 없었다.

혜민은 거실로 나와 소파 밑을 쳐다봤다.


"닥치고!

여기 숨었군."

<닥치고>와 눈이 마주친 혜민이 웃으며 말했다.


"히히히!

양말 못 찾았죠."

하고 <닥치고>가 웃으며 말했다.


"날!

비웃었어.

<닥치고>!

넌 양말 찾고 나서 혼날 줄 알아."

혜민은 다시 작은방으로 갔다.

어디에도 

양말은 없었다.


"혹시!

저기에 숨겼을까."

혜민은 <닥치고>가 똥 싸는 모래상자를 의심했다.

천천히

모래상자를 걸었다.


"그곳은 안 돼요!"

<닥치고>가 외쳤다.

자신이 똥 싸는 곳을 혜민이 보는 게 싫었다.


"그곳에는 양말 없어요!"

<닥치고>가 다시 말했지만 혜민은 벌써 작은 삽을 들고 모래를 뒤지기 시작했다.


"으악!

똥이잖아."

모래 속에 똥이 가득했다.

혜민은 할 수 없이 양말 찾는 걸 멈추고 똥을 치웠다.


"똥! 똥! 똥!

안 싸고 살 수 없을까."

혜민은 고양이 키우기 전에 엄마 아빠와 약속했었다.

고양이 키우는 조건으로 똥은 반드시 치운다는 약속을 한 게 잘못이었다.


"히히히!

냄새가 좀 나죠."

<닥치고>가 소파 밑에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아니!

엄청 많이 나거든."

혜민은 똥 치울 때마다 코를 한 손으로 잡고 치웠다.


"<닥치고>!

양말 어디에 숨겼냐고?"

똥을 다 치운 혜민이 큰 소리로 닥치고에게 물었다.


"몰라요!

난 양말 훔치지 않았어요."


"CCTV에 찍혔잖아!"


"그게!

나라는 걸 어떻게 믿어요."

<닥치고>는 끝까지 모른 척했다.

아주 뻔뻔한 고양이가 되었다.


"<닥치고>!

양말 신고 가야 한다니까.

이 추운 날씨에 내가 얼어 죽어도 좋아?"

혜민이 날씨 탓을 하며 <닥치고>를 달래 봤지만 소용없었다.


"<닥치고>!

어디에 숨겼는지 말하지 않으면 널 다른 곳에 보낼 거야."

양말을 찾다 화난 혜민은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말았다.


"히히히!

거짓말이라는 걸 다 알아요.

내가 없으면 못 산다고 했잖아요."

<닥치고>는 며칠 전 혜민과 엄마가 이야기하는 걸 다 들었다.


"아니!

너 없어도 살아.

양말 훔치는 고양이는 이제 싫어!"

혜민도 작정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히히히!

그래도 양말 숨긴 곳을 말하지 않을 거예요."

<닥치고>는 혜민이 어떤 말을 해도 양말 숨긴 곳을 말하지 않았다.


"<닥치고>!

들판에 사는 고양이나 도둑질하는 거야.

넌!

아파트에서 사는 고양이니까 좀 교양 있고 품위 있게 행동해야지."

혜민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닥치고>에게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닥치고>는 작은방으로 달려가 옷장 뒤로 숨어 버렸다.

이곳에서 

<닥치고>는 두 시간은 잠자고 나올 것이다.

혜민도 양말 찾는 걸 포기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디에 숨긴 거야!-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