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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22. 2024

어디에 숨긴 거야!-3

상상에 빠진 동화 0537 배고프면 나오겠지!

3. 배고프면 나오겠지!




혜민이 키우는 고양이!

<닥치고>는 양말 훔치는 게 즐거웠다.

특히

혜민이 양말만 보면 훔쳐서 냉장고 뒤에 숨겼다.

그런데

혜민이 냉장고 뒤에서 양말을 찾았다.


"히히히!

밖으로 나가 숨겨야겠어."

하고 생각한 <닥치고>는 가끔 문이 열리면 밖으로 나갔다.

물론!

양말을 물고 나갔다.


"어디가 좋을까?"

<닥치고>는 숨길 곳을 찾았다.

겨울에  사용할 장작더미 구석을 찾아 양말을 숨겼다.


"히히히!

너무 좋아."

양말을 숨긴 <닥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재미있어!

너무 재미있어!"

소파 뒤로 들어간 <닥치고>는 어젯밤에 숨겨둔 양말 실을 풀며 놀았다.


"<닥치고>!"
학교에서 돌아온 혜민이 불렀다.


"히히히!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거야."

<닥치고>는 빨간 양말 실을 당기며 웃었다.

냉장고 뒤는 엄마도 아빠도 모르는 곳이었다.

<닥치고>가 나오기도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닥치고>는 몸을 비틀며 냉장고 뒤에 들어가는 걸 좋아했다.

그동안 훔친 양말도 모두 냉장고 뒤에 숨겼다.

양말 실을 풀어 누울 곳을 만든 <닥치고>는 이곳에서 몇 시간이나 잠자다 배고프면 나왔다.


"<닥치고>!

어디 있어?"

혜민은 <닥치고>가 보이지 않자 더 크게 불렀다.


"엄마!

<닥치고> 어디 있어요?"


"엄마가 어떻게 알아!"

엄마는 <닥치고>가 어디에 있건 관심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 숨은 거야?"

혜민은 <닥치고>를 찾다 그만두었다.


"배고프면 나오겠지!

양말은 어디에 숨겼을까?"

<닥치고>에게 대답도 듣지 못하고 놔줄 때마다 후회했었다.


"분명히!

작은 방 장롱 뒤에나 안방 화장대 뒤에 숨겼을 거야."

혜민은 <닥치고>가 숨긴 양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켤레도 찾을 수 없었다.


"히히히!

배고파! 배고파!"

<닥치고>가 냉장고 뒤에서 다리를 삐죽 내밀고 나왔다.


거실을 지나 작은 방을 지나야 먹이통이 있었다.

<닥치고>는 거실 소파 밑에서 주변을 살폈다.

혜민이 보이지 않자 먹이통을 향해 달렸다.


"<닥치고>!

어디서 나온 거야?"

혜민이 작은방에서 나오며 닥치고를 봤다.


"히히히!

배고파서 나왔어요."

<닥치고>가 웃으며 말하자


"좋아!

밥 먹고 이야기하자."

혜민은 배고픈 <닥치고>를 괴롭히지 않았다.

괴롭힌다 해도 배고픈 <닥치고>가 할퀼 뿐이었다.




그림 이혜민/패션디자이너/<뒤통수가 예쁜 제니의 인형가게> 출간동화 일러스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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