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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에 빠진 동화
어디에 숨긴 거야!-6
상상에 빠진 동화 0545 사라진 립스틱!
by
동화작가 김동석
Feb 12. 2024
6. 사라진 립스틱!
몇 달이 지났다.
혜민은 거실 에어컨 위에 숨겨둔 양말을 신고 학교에 잘 다녔다.
"히히히!
저기에 숨겼군."
소파 밑에 숨어 있던 <닥치고>는 혜민이 에어컨 위에서 양말 꺼내는 걸 지켜봤다.
"좋아!
새 양말을 찾았다."
<닥치고>는 소파 밑에서 뒹굴며 좋아했다.
"학교만 가면 올라가야지!"
<닥치고>는 혜민이 학교 가길 기다렸다.
"몇 켤레가 있을까!"
<닥치고>는 거실 에어컨 위에 혜민이 숨긴 새 양말이 궁금했다.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혜민이 엄마 아빠에게 인사하고 학교에 갔다.
"히히히!
혜민이 학교에 갔다.
이제 양말을 훔쳐볼까!"
<닥치고>는 거실 한쪽에 자리한 에어컨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너무 높아!
내가 점프해도 올라가기 힘들 것 같아."
거실에 놓인 대형 에어컨 꼭대기는 생각보다 높았다.
하지만!
<닥치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점프!
또 점프!"
<닥치고>는 거실 바닥을 박차고 에어컨 위를 향해 점프했다.
하지만 조금 부족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한 끝에 <닥치고>는 거실 에어컨 꼭대기를 붙잡을 수 있었다.
"어디 보자!"
한 손으로 에어컨을 붙잡고 한 손으로 파란 봉지를 열었다.
"히히히!
분명히 이 봉지에 양말을 숨겼을 거야."
<닥치고>가 파란 봉지를 열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뭐야!
양말이 없잖아."
<닥치고>는 빈 봉투를 보고 거실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없어!
양말을 어디다 숨긴 거야."
<닥치고>는 혜민이 숨긴 새 양말을 찾지 못했다.
"어디에 숨겼을까!"
<닥치고>는 혜민이 방에 들어가 책상 위로 올라갔다.
책상 위에 앉아 한 참 생각했다.
혜민이 새 양말을 숨길 곳을 생각하다 그만 잠이 들었다.
"양말 훔치는 도둑고양이구나!"
<닥치고>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 나타나 <닥치고>에게 도둑고양이라 했다.
"히히히!
도둑고양이 맞아요."
하고 <닥치고>가 대답하자
"그래!
고양이가 훔치는 재주로는 동물 중에 최고지.
그렇다고
도둑고양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건 아니지."
"맞아요!
난 도둑고양이라고 하는 게 싫어요."
<닥치고>가 말하자
"물론!
주인 양말을 훔친 건 맞잖아.
양말을 훔치는 이유가 뭐야?"
하고 또 묻자
"양말 실을 풀어서 침대를 만들면 아주 폭신하고 따뜻해서 좋아요."
하고 <닥치고>가 말했다.
"그렇지!
털실을 깔고 자면 폭신하고 잠이 잘 올 거야.
그런데!
양말 주인은 맨발로 밖에 나가면 얼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괜찮을까?"
하고 또 물었다.
"히히히!
아직 죽지 않았어요.
그리고
혜민은 양말 신지 않고 학교 가는 걸 좋아해요."
"뭐라고!
혜민이 양말 신는 걸 싫어한다고?"
"히히히!
그러니까 추운 날도 양말 신지 않고 그냥 학교에 갔어요."
하고 <닥치고>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어제도 양말 신고 오지 않아 교문 앞에서 벌을 섰는데."
하고 말했다.
"뭐라고요!
혜민이 양말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요?"
"그래!
혜민은 매일 아침마다 양말 때문에 교문 앞에서 두 손 들고 벌섰어.
학교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남아서 청소도 해.
그것도 모른단 말이야!"
하고 말했다.
"세상에!
양말 안 신고 왔다고 학교에서 벌 받고 청소하다니."
<닥치고>는 놀랐다.
자신을 사랑하고 키워주는 주인이 벌 받고 청소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는 안 되지!"
<닥치고>는 꿈에서 깨어났다.
책상에서 뛰어내린 <닥치고>는 냉장고 뒤로 들어갔다.
"아직 남은 양말이 몇 켤레나 있을까!"
<닥치고>는 아직 실을 풀지 않은 양말을 골랐다.
"세 켤레!"
이거라도 갖다 줘야지."
<닥치고>는 양말 세 켤레를 들고 가 혜민이 방 책상 위에 올려놨다.
"추운 날씨에 벌을 받다니!"
<닥치고>는 마음이 아팠다.
"다시는 훔치지 않을 거야!"
<닥치고>는 앞으로 양말을 훔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날 저녁
혜민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뭐야!
양말이 세 켤레나 있다니."
혜민은 책상 위에 있는 양말을 보고 놀랐다.
"닥치고!
마음이 변한 거야."
혜민은 가방을 내려놓고 거실로 나왔다.
"닥치고!
어디 있어?"
하고 혜민이 찾자
<닥치고>가 소파 밑에서 나와 혜민에게 달려가 안겼다.
"어쭈!
웬일이야.
<닥치고>!
마음이 변한 거야?"
혜민이 <닥치고>를 안으며 물었다.
"히히히!
이제 양말 훔치지 않을 거예요."
하고 말하며 <닥치고>는 혜민이 품 안에 꼭 안겼다.
"이 녀석!
마음이 변하다니."
혜민은 어릴 적 고양이로 돌아간 <닥치고>가 마음에 들었다.
"<닥치고>!
이제 양말 훔치지 않을 거지?"
하고 말하며 혜민은 <닥치고>를 안고 거실 바닥에서 뒹굴었다.
그날 이후
혜민은 매일 양말을 신고 학교에 갔다.
그림 이혜민/패션디자이너/<뒤통수가 예쁜 제니의 인형가게> 출간동화 일러스트 작가
<닥치고>는
몇 달 동안 양말을 훔치지 않았다.
"히히히!
훔치지 않으니까 심심해.
뭘 훔쳐야 할까!"
<닥치고>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히히히!
이게 뭘까?
엄마가 입술에 바르던데!"
<닥치고>는 엄마 화장대에 올라가 립스틱을 들고 뚜껑을 열었다.
히히히!
나도 엄마처럼 입술에 발라 봐야지."
<닥치고>는 거울을 보고 입술에 립스틱을 발랐다.
"뭐야!
입술이 빨개지다니."
닥치고는 립스틱을 바르면 입술이 빨개지는 게 신기했다.
"우와!
마법을 부리는 게 있다니."
<닥치고>는 엄마 화장대에서 립스틱을 모두 훔쳐 냉장고 뒤에 숨겼다.
"히히히!
엄마가 입술에 바를 립스틱을 훔치다니.
좋아!
너무 좋아!
나도 매일매일 입술에 립스틱을 바를 거야."
<닥치고>는 냉장고 뒤에 들어가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 나와 거실을 돌아다녔다.
"닥치고!
뭐 한 거야?"
입술이 빨간 <닥치고>를 보고 혜민이 물었다.
"혹시!
엄마 립스틱 바른 거야?
호호호!
너무 웃겨."
혜민은 <닥치고>의 빨간 입술을 보고 웃었다.
"왜 웃어요!"
"호호호!
입술이 그게 뭐야."
혜민이 웃으며 말하자
<닥치고>는 안방으로 들어가 거울을 봤다.
"엄마처럼!
입술이 빨간 것뿐인데."
하고 말한 <닥치고>는 화장대 위에서 내려와 소파 밑으로 들어갔다.
"엄마!
엄마 립스틱을 <닥치고>가 입술에 발랐어."
시장에서 돌아온 엄마를 붙잡고 혜민이 말하자
"뭐라고!
립스틱을 발랐다고.
누가?"
엄마가 시장 가방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닥치고>!
<닥치고>가 엄마 립스틱을 입술에 발랐다니까."
하고 혜민이 웃으며 말하자
"뭐야!
그 녀석 어디 있어."
하고 엄마가 <닥치고>를 찾았다.
하지만
<닥치고>는 소파 밑에서 나오지 않았다.
"<닥쳐>!
어디 있어.
이 녀석을 혼내줘야겠다!"
엄마는 화날 때마다 <닥치고>를 <닥쳐>라고 불렀다.
그날
엄마는 화장대에 있는 립스틱이 다 없어진 걸 알았다.
엄마도 혜민처럼
집안에서 <닥치고>가 숨긴 립스틱을 찾고 또 찾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사라진 립스틱은 찾을 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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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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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창작동화를 써가며 아름다운 세상의 반짝이는 별이 되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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