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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01. 2024

장미꽃 향기!-3

상상에 빠진 동화 0463

3. 나쁜 녀석이야!





밤하늘에 별이 반짝였다.

집을 나선 거미는 장미꽃밭이 가까워질수록 사마귀가 궁금했다.

거미는 사마귀가 낮잠 자던 곳을 향했다.


"그 녀석!

제일 나빠.

들판 이곳저곳에 거미줄을 쳐 놓고 날아다니는 곤충을 다 잡아먹잖아."


"맞아!

나도 거미가 제일 나쁘다고 생각해."


"하지만!

거미는 다른 곤충을 도와줄 때도 있잖아.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해!"


거미는 놀랐다.

장미꽃밭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자신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저 녀석들!

나를 흉보고 있잖아.

가만 안 둘 거야!"

거미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조심조심 걸었다.


"여름이 지나면 들판에 날아다니는 곤충은 한 마리도 없을 거야.

그러니까!

장미넝쿨 끝자락에 사는 거미를 죽여야 해."

하고 나비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죽여!

그 녀석을 죽이려고 날아가다 거미줄에 걸려 내가 죽을 수도 있는데.

또 똑똑한 녀석이라 쉽게 죽지 않을 거야.

사람들이 말하는 자연의 먹이사슬 관계를 우리가 파괴할 수는 없어.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하는 꿀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야!

대부분 곤충들은 서로 죽이지 않아.

그런데

거미는 곤충들을 잡아먹잖아!

우리가 살려면 거미를 죽여야 해."

무당벌레가 큰 소리로 꿀벌의 말을 듣고 따졌다.


"아니!

저 녀석들이 날 죽일 생각이라니.

히히히!

내가 너희들에게 죽을 목숨은 아니지.

이곳에 거미줄을 쳐야겠어!

장미넝쿨에서 나오면 바로 잡아먹어야겠어."

하고 말한 거미는 몸에서 한 올 한 올 거미줄을 뽑았다.


"감히!

나를 흉보다니.

아니

나를 죽이려고 하다니.

나쁜 녀석들!"

장미넝쿨에 거미줄을 치며 거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만둬!

남을 흉보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는 거미를 죽이려고 하는 건 더 나쁜 거야.

여럿이 모여 한 마리 거미를 죽이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거야.

모두 집으로 돌아 가!

난 말이야.

거미 죽이는 것 싫어.

너희들 말에 동의하지 않아!"

하고 말한 사마귀가 일어서며 장미넝쿨을 하나하나 헤치며 밖으로 나왔다.


사마귀 말을 들은 거미는 놀랐다.

부랴부랴!

장미넝쿨에 친 거미줄을 거둬들였다.

하마터면

가장 친한 사마귀를 잡아먹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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