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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09. 2024

장미꽃 향기!-10

상상에 빠진 동화 0470

10. 고집부리지 마라!




거미는 고집이 셌다.

사마귀 말을 듣지 않았다

장미꽃밭을 칭칭 감았던 거미줄은 끊어지지 않았다.


"칼!

얻어 왔어요?"

아내가 달려오는 남편에게 물었다.


"칼이랑 가위!

얻어 왔어."

남편은 숨을 들이시며 대답했다.


"빨리!

거미줄 좀 끊어주세요.

가시가 찔러 미치겠어요."

하고 아내가 말하자


"그러니까!

장미꽃은 왜 꺾으려고 했어.

들판에 있어야 할 꽃을 꺾어 집에 가져갈 생각을 했으니 벌 받지."


"다른 사람들도 꺾어 가잖아요!

잔소리 말고 거미줄이나 끊어 봐요."

화난 아내는 남편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


"그렇지!

잔소리 듣기는 싫지.

거미줄에 칭칭 감긴 채로 하룻밤 보내야 정신 차릴 텐데."

하고 말한 남편은 거미줄을 칼로 잘났다.

하지만

튼튼한 거미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잘라지지 않아!

가위로 해봐야겠어."

하고 남편은 칼을 내려놓고 가위를 들었다.


아내는 손목이 아파왔다.

거미줄이 단단히 손목을 조여왔다.


"이봐!

사람들은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아.

봤지!

칼과 가위를 가져와  거미줄을 끊고 있잖아."

하고 사마귀가 거미를 보고 말했다.


"히히히!

소용없어.

튼튼한 거미줄이라 칼도 가위도 끊을 수 없어.

거미줄을 끊으려고 할수록 더 단단하게 조여줄 거야."

거미는 자신이 얼마나 튼튼한 거미줄로 장미꽃밭을 감싸고 있는지 알았다.

 

"고집부리지 마!

거미줄을 빨리 거둬들여.

안 그러면!

들판에 재앙이 닥칠지도 몰라.

만물의 영장을 건드리면 안 돼!"

사마귀는 인간을 건드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왜 이렇게 끊어지지 않는 거야!"

거미줄을 끊던 남편은 포기하고 싶었다.

죽을힘을 다해 가위로 거미줄을 자르려고 했지만 손만 아팠다.


"왜 그렇게 못해요!

거미줄 하나도 자르지 못해요.

손목이 아파죽겠어요."


"너무 질겨!

플라스틱보다 더 질겨.

내 힘으로 거미줄을 자를 수 없을 것 같아.

아무래도 119 불러야겠어!"

남편은 가위를 바닥에 내려놨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이봐!

사람이 거미줄에 걸려 죽었다는 소문이 나면 너도 죽어.

경찰도 군인도 들판에 와서 사람 죽이는 거미 찾아내 죽일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빨리 거미줄 풀어  줘!"

하고 사마귀가 말한 뒤 장미꽃밭으로 돌아갔다.


"설마!

날 잡으러 오진 않겠지."

거미는 사마귀 말을 듣고 두려웠다.

아직!

죽고 싶지는 않았다.


"여보!

119에서 뭐라고 해요?"

전화를 끊은 남편에게 아내가 물었다.


"곧!

출발한다고 했어.

조금만 기다려!"

하고 말한 남편은 장미꽃밭을 둘러봤다.


"거미줄이야!

이게 다 거미줄이야.

사람 잡아먹는 거대한 거미가 사는 곳이야.

빨리!

119 구급대가 와야 할 턴데."

남편은 장미꽃밭을 둘러보다 말고 아내에게 다가갔다.


거미는

사마귀 말을 듣기로 했다.

튼튼하고 질긴 거미줄을 당기기 시작했다.

들판이 위험해지는 것과 자신이 죽는 것은 싫었다.


'삐뽀! 삐뽀!'

멀리서 119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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