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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보면 알까!

착각에 빠진 동화 391

by 동화작가 김동석

멈춰보면 알까!




기억할까!

언제부터 멈춰버린 시계란 걸.

건전지만 갈아 끼우면 시곗바늘이 움직일 것 같은데.

나는 그냥 멈춘 시계가 좋았다.


기억할까!

나와 함께한 긴 시간을.

약속을 하고

시간을 지키고

소중히 다루고

아끼던 시계라고 했던

그 말을 기억할까.




멈춰 버린 시계/나의 서재




시계가 기억하는 것!

멈춰 선 시곗바늘의 아픔과 슬픔을 잊을 수 없다.

그날!

절대로 잊지 말라는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 듯

시계는 멈췄다.

다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날을 기다렸다.

그날이 언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추억이 꿈틀거리는 한 기다릴 것이다.


나의 흔적!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 시각에 딱 멈춘 게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아프고

아리고

뼛속까지 스며들던 추억을 봉합한 것처럼

시간은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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