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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8. 2022

고양이가 좋은 소녀!

달콤시리즈 149

고양이가 좋은 소녀!





"아저씨!

고양이 있어요!"

소희는 학교에 갈 때나 집에 올 때 경비실에 들렸다.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 소식을 제일 먼저 알고 싶었다.


"새끼를 다섯 마리 낳았는데 엄마 고양이가 없어!

그래서

시청에 신고했더니 와서 데려갔어.

하고 말한 김씨 아저씨는 새끼 고양이 사진을 소희에게 보여주었다.


"눈도 안 떴어요!"

아저씨 살아있는 거 맞아요?"

하고 사진을 본 소희가 묻자


"살아있어!"

아저씨가 대답했다.


"다행이다!"

소희는 고양이만 보면 친구 같은 마음이 들었다.

가끔 친구들에게 전생에 고양이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아저씨!

고양이 대장은 오늘 뭐했어요?"

소희는 눈에 아른거리는 새끼 고양이도 보고 싶었지만

대장 고양이가 뭘 하고 놀았는지 궁금했다.


"눈퉁이!

오늘은 저기 의자에 앉아서 잠만 잤어!"


"그랬군요!"

소희는 아저씨가 말하는 의자를 쳐다보며 고양이 대장을 생각했다.


"아저씨!

밤탱이는 어디 있어요?"

하고 소희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 소식을 물었다.


"밤탱이가 안 보이던데!"

아저씨도 본지 오래되었다.


지난봄에

새끼를 세 마리 낳았던 암컷 고양이었다.


"어디 갔을까?"

소희는 밤탱이에게 줄 간식을 가방에서 꺼내며 말했다.


"어디서!

낮잠 자고 있을 거야."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아저씨!

밤탱이 보면 이것 주세요!"

하고 소희가 간식을 주었다.


"그게 뭔데!

고양이 간식이에요!"

하고 소희가 대답했다.


"그럼!

내 간식은?"

아저씨가 웃으며 물었다.


"아저씨는 밥 먹잖아요!"

하고 소희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난 아침도 굶고 점심도 아직 안 먹었다고."

아저씨가 말하자


"아저씨!

그럼 제가 집에 가서 아이스크림 가져다 줄게요!"

하고 소희가 말했다.


"정말이야!"


"네!"


"고맙다!

하지만 밥 먹기 전에는 아이스크림 안 먹으니 걱정 마라."

아저씨는 착한 소희 마음을 안다.




"밤탱아!"

아저씨는 소희가 준 고양이 간식을 들고 소나무 숲을 향해 외쳤다.

하지만 그곳에 밤탱이는 없었다.


"아저씨!

밤탱이는 왜 불러요?"

하고 눈퉁이가 물었다.


"부를만한 이유가 있지!"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그게 뭔데요?"

눈탱이가 아저씨 손에 든 걸 보고 물었다.


"들으면 배 아플 텐데!"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그래도 알고 싶어요!"

눈퉁이는 아저씨가 밤탱이를 부르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소희가!

밤탱이 주라고 간식을 가져왔어.

벌써 배 아프지!"

하고 아저씨가 말했다.


"뭐라고요!

고양이 간식!

내 것은 없어요?

밤탱이만 주는 것 아니죠?"

눈퉁이는 일어서며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없어!

오늘은 밤탱이 것만 주고 갔어!"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어디 봐요?"

눈탱이가 일어나 아저씨 쪽으로 걸어왔다.


"봐!

하나밖에 없잖아."

하고 말한 아저씨는 손에 든 고양이 간식을 눈퉁이에게 보여줬다.


"정말!

하나잖아."

눈퉁이는 조금 서운한 눈빛을 보이더니


"저에게 주세요!

제가 밤탱이에게 전해줄게요."

하고 눈퉁이가 말했다.


"안 주고 먹으려고?"

하고 아저씨가 묻자


"먹다니요!

꼭 밤탱이에게 전해줄게요."

눈탱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그래도 싫다!

소희가 밤탱이에게 주지 않고 눈퉁이에게 줬다고 하면 화낼 거야."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아저씨!

어른이 꼬마를 무서워해요?"

하고 물었다.


"그럼!

요즘 꼬마들이 제일 무서운 걸 넌 모르는구나!"


"꼬마들이 무섭기는!

아저씨!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어요!"

눈퉁이는 아저씨가 말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밤탱이 만나면 전해 줘!

아저씨가 간식 가지고 있다고."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싫어요!

내가 왜 아저씨 말을 전해줘요."

눈퉁이는 고양이 간식을 밤탱이에게만 주는 게 싫었다.


"싫으면 할 수 없지!

그런데 눈탱아!

그런 마음으로 살면 절대로 소희에게 간식 얻어먹지 못할 거야!"

하고 말한 아저씨는 초록 놀이터로 향했다.




"곰탱아!"

놀이터를 어슬렁거리던 눈퉁이가 곰탱이를 불렀다.

하지만 곰탱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곰탱아!

혹시 밤탱이 봤어?"

하고 묻자

곰탱이는 눈을 한 번 뜨고 감더니 다시 다리를 쭉 펴고 잠을 잤다.


"밤탱이 봤냐고?"

눈퉁이가 크게 소리치며 곰탱이에게 달려갔다.


"몰라!

자야 하니까 조용히 해!"

하고 말한 곰탱이는 일어나 옆 의자로 옮기더니 다시 잠을 청했다.


"어디 갔을까!"

눈퉁이는 밤탱이를 찾아야 했다.

그래야 아저씨가 주는 간식을 조금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다.


"새들아!

밤탱이 어디 있어?"

하고 소나무 위에서 노래 부르는 새들에게 물었다.


"몰라! 몰라!"


"높은 곳에서 보면 보이잖아!"


"몰라! 몰라!"


"올라가면 죽는다!"


"몰라! 몰라!"

새들은 똑같은 대답을 하고 즐겁게 놀았다.


"이것들이 대장 말을 안 듣다니!"

눈퉁이는 화가 났다.

하지만 빨리 밤탱이를 찾기 위해서 다시 아랫마을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엄마!

아이스크림 없어?"


"냉동실에 있잖아!"


"없어!"


"그럼!

저녁때 사 올 게!"

하고 엄마가 말하자


"지금!

아저씨 같다 준다고 했어!"


"어떤 아저씨?"

엄마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고양이 돌보는 아저씨!"


"그 김씨 아저씨!

내일 같다 줘."

하고 엄마가 말했다.


"엄마!

오늘 같다 준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야지!"

하고 소희가 말하자


"없는 걸 어떡해!

그럼

가게에 가서 사다 줘."

하고 엄마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치!

피피! 푸푸! 파파!

눈퉁이! 밤탱이! 곰탱이! 탱탱이!"

소희는 입술을 내밀고 고양이 이름을 불렀다.


"할 수 없지!

내일 같다 준다고 해야지!"

하고 말한 소희는 집을 나섰다.


"안녕!"

초록 놀이터 앞에서 눈퉁이가 소희를 보고 인사했다.


"안녕!"


"소희야!

내 간식은 없어?"

하고 눈퉁이가 소희를 따라가며 물었다.


"없어!

아저씨 것도 없다고!"
소희는 짜증 난 표정을 지으며 눈퉁이에게 말했다.


"밤탱이만 간식 주고!

왜 고양이 대장은 안 주는 거야?"

하고 눈퉁이가 다시 소희에게 물었다.


"없다니까!

고양이 대장이면 대장답게 굴어야지!"

하고 소희가 말하자


"난!

대장인데!

이 동네 고양이 대장이라고요!"

하고 눈퉁이가 가던 길을 멈추고 말했다.


"대장!

고양이 대장!

그럼 밤탱이보다 더 멋진 대장이 되어야지!"

하고 소희는 한 마디 하고 아저씨를 찾았다.


"이상하다!

사이코패스가 되어 가는군."

눈퉁이는 멀리 사라지는 소희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림 나오미 G





"아저씨!"

하고 소희가 불렀다.


"왜!

소희야."


"아저씨!

아이스크림 내일 드릴게요."


"무슨 소리야!

안 먹어도 된다니까."


"죄송해요!

집에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져서!"

소희는 미안했다.


"그래!

그럼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사줄까?"

하고 아저씨가 묻자


"아니에요!

아저씨!

밤탱이는 돌아왔어요?"

소희는 아이스크림보다도 고양이 소식이 궁금했다.


"아니!

아직 안 왔어!

소나무 밑이랑 놀이터에 가서 찾았는데 보이지 않아."


"그랬군요!"


"걱정 마!

밤탱이 만나면 고양이 간식 줄 테니까.

조금 전에 눈퉁이가 달라고 해도 안 줬어!"


"아저씨!

절대로 눈퉁이에게 주면 안 돼요."


"나도 알아!"


"그 녀석에게 주면 혼자 먹을 거예요!"

소희는 눈퉁이가 욕심 많다는 걸 알았다.


"안다니까!

그러니까 눈퉁이에게 안 줄 거야."

하고 아저씨가 말했다.


소희는 축 처진 어깨를 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밤탱아!"

놀이터에 어슬렁 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곰탱이가 불렀다.


"왜! 왜! 왜!"

하고 밤탱이가 묻자


"눈퉁이가 널 찾았어!"

곰탱이가 말했다.


"눈퉁이가!"


"응!"

하고 대답한 곰탱이는 그네 위로 올라갔다.


"날 찾는다고!

볼 일 있으면 날 찾아오겠지."

하고 말한 밤탱이는 소나무 숲을 향해 걸었다.


"숲 속 어딘가에 고양이가 있어요!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지만 고양이가 보고 있어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고양이도 따라 했어요!

착한 행동을 하면 착한 행동을 따라 하고 못된 행동을 하면 못된 행동을 따라 하는 고양이!

눈퉁이는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내고 침을 뱉는 흉내를 잘 내는 고양이!

밤탱이는 휴지를 줍고 담배꽁초를 줍고 지갑을 주워 돌려주는 고양이!

곰탱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 관심 없고 잠만 자는 고양이!

탱탱이는 이곳저곳을 누비며 오지랖이 넓은 고양이!

숲 속 어딘가에 사람들을 지켜보는 고양이가 있어요!

놀이터나 공원 어딘가에서 사람들을 지켜보는 고양이가 있어요!"

소희는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밤탱아!"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걸어 나오는 밤탱이를 눈퉁이가 불렀다.


"왜! 왜! 왜!

날 부르는 거야!"

밤탱이는 궁금했다.


"고양이 간식!

아저씨가 준다고 했어!"

하고 눈퉁이가 말하자


"고양이 간식!

또 준다고?"

밤탱이는 놀랐다.


"그래!"


"조금 전에 줘서 먹었는데 또 준단 말이야?"

하고 밤탱이가 묻자


"뭐라고!

간식 먹었다고?"

눈퉁이는 깜짝 놀랐다.

분명히

아저씨가 조금 후에 준다고 했는데 이상했다.


"그래!

조금 전에 아저씨 만났더니 고양이 간식 줘서 먹었지."

하고 밤탱이가 말하자


"정말이야?"

눈퉁이는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다니까!"

하고 밤탱이가 대답하자


"혼자!

다 먹은 거야?"

눈탱이는 누가 먹었는지 궁금했다.


"그럼!

누구랑 나눠먹을 양이 아니었어.

어른 고양이 혼자 먹기에도 아주 작은 것이어서 새끼 고양이들 주었어!"

하고 밤탱이가 말하자


"정말!

새끼 고양이 주었다고?"

하고 눈퉁이가 묻자


"응!

소나무 밑에서 새끼 고양이들이 먹고 있을 거야!"

하고 말한 밤탱이는 초록 놀이터로 향해 달렸다.


"새끼 고양이!"

하고 말한 눈퉁이는 소나무 숲으로 달렸다.

새끼 고양이들이

아직 먹지 않았다면 빼앗아 먹을 생각이었다.


"잠깐!"

새끼 고양이들을 본 눈퉁이가 소리쳤다.


"대장님! 대장님!"

하고 새끼 고양이들이 인사했다.


"고양이 간식 어딨어!"

하고 눈퉁이가 묻자


"다 먹었는데!"

하고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대답했다.


"뭐라고!

벌써 다 먹었다고!"


"네!"


"이 녀석들이!

고양이 간식을 받았으면 대장에게 보고 해야지."

하고 말한 눈퉁이가 날카로운 발톱을 꺼냈다.


"야옹! 야옹!"

새끼 고양이들은 몸을 움츠리며 소리쳤다.


"내 허락 없이!

간식 먹으면 죽을 줄 알아!"

하고 눈을 부릅뜨고 눈탱이가 말하자


"네! 네! 네!"

새끼 고양이들이 대답했다.


"내 간식을 다 먹다니!"

눈퉁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소나무 숲에서 나왔다.




"아저씨!

밤탱이 봤어요?"

하고 소희가 물었다.


"봤지!

어제 간식 주었어.

그런데 안 먹고 새끼 고양이들 주었데!"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그래요!

밤탱이는 정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한 고양이예요."

하고 말한 소희는 밤탱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지!

사람들이 밤탱이 같은 마음을 가지면 좋을 텐데."

아저씨는 어린 소희의 착한 마음을 안다.


"아저씨!

이건 밤탱이 보면 먹이세요!

절대로 그냥 주면 안 되고 아저씨가 봉지 뜯어서 먹는 것 보세요."

하고 말한 소희는 고양이 간식을 아저씨에게 주었다.


"알았다!

이번에 내가 붙잡고 먹일 게."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고맙습니다!"

소희는 밤탱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도 밤탱이에게 배웠다.

또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법도 밤탱이에게 배웠다.

소희가 밤탱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더 많았다.


"고양이를 무시하면 안 돼!"

소희는 고양이 모습을 통해 큰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아저씨!

새끼 고양이 보면 말해주세요.

저도 이제 집에서 고양이 키울 수 있어요!"

소희는 아저씨를 보면 항상 부탁했다.


"엄마가 허락했어?"

하고 아저씨가 묻자


"네!

엄마 아빠가 허락했어요!"

하고 대답했다.


"잘 되었다!

빨리 새끼 고양이가 나타나면 좋겠다!"

아저씨도 새끼 고양이를 소희에게 빨리 주고 싶었다.


"아저씨!

밤탱이도 새끼 낳겠죠?"

하고 소희가 묻자


"그럼!

아마도 이번 여름이 지나면 새끼를 몇 마리 데리고 나타날 거야."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하고 말한 소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숲 속 어딘가에 고양이가 있어요!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지만 고양이가 보고 있어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고양이도 따라 했어요!

착한 행동을 하면 착한 행동을 따라 하고 못된 행동을 하면 못된 행동을 하는 고양이!

눈퉁이는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내고 침을 뱉는 흉내를 잘 내는 고양이!

밤탱이는 휴지를 줍고 담배꽁초를 줍고 지갑을 주워 돌려주는 고양이!

곰탱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 관심 없고 잠만 자는 고양이!

숲 속 어딘가에서 또 공원 어딘가에서 사람들을 지켜보는 고양이가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밤탱이가 새끼를 낳으면 나도 집에서 키울 수 있어요!

숲 속 어딘가에 고양이가 있어요!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지만 고양이가 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멀리서!

소희가 부르는 노래가 들렸다.

아파트 정원에 숨어

낮잠 자던 고양이들도 소희 노래를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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