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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에 빠진 동화
시골 할머니가 보낸 택배 상자!-7
상상에 빠진 동화 0494 가야 할 시간!
by
동화작가 김동석
Jun 5. 2024
7. 가야 할 시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선아 가족은 도시로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할머니는 쌀, 찹쌀, 참기름, 된장, 고추장 등을 쇼핑백에 담았다.
"어머니!
조금만 주세요."
엄마는 좋으면서도 할머니 살림을 모두 가져가는 것 같아 걱정되었다.
"또!
언제 올지 모르잖아.
차에 싣고 가면 다 필요한 거야."
하고 말한 할머니는 창고에 들어가 또 무엇을 줄까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이건!
선아가 좋아할 거야.
고추장굴비다."
하고 말한 할머니는 고추장굴비 큰 통을 엄마에게 가져왔다.
"어머님!
이건 어머님도 드셔야죠."
하고 말한 엄마가 고추장굴비 통을 받았다.
"난!
고추랑 된장만 있으면 된다."
하고 말한 할머니는 장독대로 향했다.
항아리에서 간장과 젓갈을 담아 또 가져왔다.
엄마는 할머니가 주는 반찬을 차곡차곡 쇼핑백에 담았다.
"소금!
소금도 담아야겠다."
할머니가 제일 아끼는 소금이다.
항아리에 담긴 소금은 20년이 넘었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산 소금이라 아주 오래된 소금이다.
"어머니!
소금은 많이 주세요."
하고 말한 엄마도 할머니집에 오면 소금을 욕심냈다.
"알았어!
아직도 몇 가마니 있으니까 걱정 마."
할머니는 큰 항아리 몇 개에 가득 채워둔 소금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엄마는 시골 할머니 집에 오면 좋아했다.
시골에서 올라가면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도 다양했다.
엄마와 아빠는 바빴다.
할머니가 싸준 반찬통을 차에 실었다.
"미미!"
선아는 미미를 찾았다.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할머니가 말한 대로 대나무 꼭대기를 쳐다보며 조금씩 걸어갔다.
"미미!
깡통!"
하고 외치며 선아는 대나무 숲 한가운데로 향했다.
'스사삭! 스스!
스사사삭! 스스슥!'
대나무 숲 어딘가에서 대나무 휘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미와 깡통이 올라가 있는 대나무였다.
"미미!
깡통!
빨리 내려와.
집에 가야 할 시간이야."
하고 선아가 크게 외쳤다.
'스스슥! 스사삭!
스스! 스스슥!"
휘청거리는 대나무 소리가 요란했다.
미미와 깡통을 힘주어 대나무를 흔들었다.
"미미!
집에 갈 거야."
하고 선아가 대나무 끝자락을 쳐다보며 외쳤다.
"야옹!
난 여기서 살 거예요.
집에 안 가요.
엄마랑 살 거예요."
하고 미미가 휘청거리는 대나무 위에서 외쳤다.
"미미!
내려가자."
하고 엄마고양이 깡통이 미미를 보고 말하자
"엄마!
더 놀고 싶어요.
대나무가 휘청거리는 게 좋아요."
하고 미미가 말했다.
"안 돼!
고양이는 집사 말을 잘 들어야 해.
그래야
오래 살 수 있는 거야.
이곳에서는 도시에서 자란 고양이는 살기 힘들어.
그러니까
집사를 따라 집에 가야 해.
다음에 또 와.
알았지!"
하고 깡통이 말한 뒤 대남에서 내려왔다.
"엄마!
좀 더 놀고 싶어요.
집사 집에는 대나무가 없어요."
하고 미미가 휘청거리는 대나무 가지를 붙잡고 말했다.
깡통은 대나무를 내려왔다.
미미도 할 수 없이 대나무를 내려와야 했다.
"깡통!
고맙다."
선아는 미미를 내려오게 한 엄마고양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선아는 미미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 뒤를 깡통이 따라왔다.
엄마고양이 깡통
아빠는 차 시동을 걸었다.
선아는 엄마고양이에게 다가갔다.
멀리 도망도 안 가고 선아를 지켜봤다.
"깡통!
다음에 미미 데리고 올게.
건강하게 할머니랑 잘 지내고 있어."
하고 선아는 엄마고양이와 작별인사를 했다.
"야옹!
엄마 같이 가자."
차 안에서 미미가 울부짖었다.
엄마고양이와 떨어지는 게 싫은 것 같았다.
"미미!
다음에 또 오자."
미미를 안고 있던 엄마가 한 마디 했다.
선아는 깡통을 뒤로하고 차에 올라탔다.
미미를 안고 창문을 열었다.
"미미!
엄마고양이에게 인사해.
다음에 또 온다고 말해."
하고 말한 선아가 열린 창문으로 미미를 보여줬다.
'야옹!
이야옹! 야옹!'
깡통과 미미가 울부짖었다.
작별인사 갖지는 않았다.
할머니는 장독대를 향했다.
드럼통 안에 누워있는 엄마고양이를 봤다.
"깡통!
새끼고양이 보니까 좋지.
다음에 또 올 거야.
그러니까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자."
하고 말한 할머니는 엄마고양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뒤로
며칠 동안 깡통은 밥도 먹지 않았다.
대나무에 올라가 놀지도 않았다.
"야옹!
미미가 보고 싶어.
빨리
오면 좋겠다."
엄마고양이 깡통은 새끼고양이 미미가 보고 싶었다.
미미도 며칠 동안 밥을 먹지 않았다.
어딘가에 들어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미미도 엄마고양이가 보고 싶었다.
"엄마!
보고 싶어.
대나무 숲에서 놀고 싶어.
엄마!
시골에 가 살고 싶어."
미미는 엄마가 그리웠다.
대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놀던 순간이 그리웠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었다.
고구마 캐는 농부들도 많았다.
선아 할머니도 고구마 캘 준비를 했다.
아들과 며느리, 손녀가 오길 기다렸다.
"깡통!
다음 주에 미미 온단다."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야용!
이야옹!
뭐라고 했어요?"
하고 엄마고양이 깡통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미미!
네가 낳은 새끼 온다고.
보고 싶지!"
하고 할머니가 엄마고양이 깡통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보고 싶어요."
엄마고양이 깡통은 새끼고양이 미미가 보고 싶었다.
깡통은 오랜만에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미미가 오면 같이 올라갈 대나무를 골랐다.
"튼튼한 대나무를 찾자!
미미랑 즐겁게 놀아야지."
깡통은 눈만 뜨면 대나무 숲으로 달려갔다.
미미와 함께 올라가 놀 대나무를 찾기 위해서였다.
유난히 밝은 보름달이 떴다.
내일은 선아와 미미가 오는 날이다.
엄마고양이 깡통은 장독대에서 가장 큰 항아리 위에 올라가 앉았다.
선아와 미미가 탄 차가 오는 길을 응시하며 앉았다.
이슬이 내린 새벽!
엄마고양이 털이 촉촉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달 뒤!
선아는 커다란 택배 상자를 받았다.
할머니가 보낸 고구마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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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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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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