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때서!

유혹에 빠진 동화 241

by 동화작가 김동석

내가 어때서!




숲 속에 도깨비가 살았어요.

이름은 <차차차>이고 어린 도깨비였어요.


<차차차>는 재주가 많았어요.

아빠가 물려준 도깨비방망이도 마법을 잘 부렸어요.

그런데

도깨비로 사는 것보다 요정으로 살고 싶었어요.

<차차차>는 숲 속에 들어가 요정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했어요.


"요정이 되고 싶어!

도깨비가 요정이 될 수 있을까.

요정이 될 거야."

하고 말한 <차차차>는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숲 속에는 요정들이 많았어요.

<차차차>는 요정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어요.


"이봐!

여긴 도깨비가 들어오는 곳이 아니야.

빨리 나가!"

하고 파란 요정이 말했어요.


"난!

요정이 되고 싶어.

숲 속의 요정으로 살고 싶어."

<차차차>는 요정들이 노는 곳에서 떠나지 않고 말했어요.


"요정!

도깨비가 더 행복할 텐데.

도깨비방망이도 있고 마법도 부릴 수 있잖아.

그러니까

도깨비로 살아 가."

하고 하얀 요정이 말했어요.


"싫다니까!

요정이 되고 싶다니까.

그러니까

나도 이 숲 속에서 살게 해 줘."

하고 <차차차>가 우렁차게 말했어요.


숲 속에 메아리가 퍼졌어요.

요정들이 하나 둘 사라졌어요.

도깨비가 마법을 부린 것 같았어요.

고요한 숲에 <차차차> 목소리는 천둥 번개보다 크게 들렸어요.


"이봐!

조용히 말해.

크게 말하면 요정은 파괴되고 사라진단 말이야."

하고 노란 요정이 말했어요.


"알았어!

조용히 말할게."

하고 말한 <차차차>는 미안했어요.


"요정!

요정이 되려면 숲 속 정령(신)을 만나야 해.

저기!

숲 속 골짜기에 가봐.

그곳에 숲을 지키고 다스리는 정령이 있어."

하고 초록 요정이 말했어요.


"고마워!

요정이 되면 같이 놀아줄 거지?"

하고 <차차차>가 물었어요.


"그럼!

요정이 되면 같이 놀아주지,

그런데

도깨비도 같이 놀아줄 수 있어."

하고 보라 요정이 말했어요.


"고마워!"

하고 인사한 <차차차>는 숲의 정령을 만나러 갔어요.


<차차차>는 숲의 정령을 찾았어요.

며칠 동안!

숲 속을 돌아다니며 숲의 정령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어요.

<차차차>는 지쳐갔어요.

요정들이 놀고 있는 숲으로 돌아갈 힘도 없었어요,


"수리수리마하수리!

숲의 정령아 나와라.

이얍!"

소나무에 기대고 있던 <차차차>가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마법주문을 외웠어요.

하지만

숲의 정령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거짓말이야!

나를 쫓아내기 위해 거짓말한 거야.

가서!

요정들을 혼내줄까."

<차차차>는 요정에게 속은 것 같았어요.


숲의 정령은 들었어요.

자신을 원망하고 요정을 혼내주겠다는 <차차차>의 목소리가 숲의 정령을 화나게 했어요.

하지만

숲의 정령은 조용히 지켜봤어요.

<차차차>는 일어나 요정들이 있는 숲 속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요정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니

요정들이 있는 숲 속을 찾을 수 없었어요.


"수리수리마하수리!

요정들이 있는 숲 속으로 나를 데려가 다오.

이얍!"

하고 <차차차>가 크게 외쳤어요.

하지만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차차차>는

골짜기를 향해 도깨비방망이를 던졌어요.

깊은 골짜기로 도깨비방망이는 데굴데굴 굴러갔어요.


"데굴데굴!

도깨비가 어때서.

도깨비로 살면 되잖아.

데굴데굴!

요정을 부러워하다니.

도깨비방망이를 가질 자격이 없어."

굴러가던 도깨비방망이 노래가 숲 속에 메아리쳤어요.


<차차차>는 도깨비방망이를 잃었어요.

요정이 되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어요.

데굴데굴!

굴러가는 도깨비방망이 노랫소리만 들렸어요.


"내가 어때서!

도깨비로 살아가면 되잖아.

사람들이 갖고 싶은 도깨비방망이도 있잖아.

내가 어때서!"

<차차차>는 소중한 것을 잃고서야 알았어요.

도깨비 삶이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지 깨달았어요.


데굴데굴!

요정들도 도깨비방망이가 주인을 잃고 깊은 골짜기로 굴러 가는 것을 알았어요.

숲 속에서 나무하던 나무꾼도 들었어요.


"이상하다!

이게 무슨 소릴까."

나무꾼은 지게를 내려놓고 소리 나는 골짜기로 향했어요.

데굴데굴!

굴러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