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13. 2024

설레는 마음!

유혹에 빠진 동화 263

설레는 마음!




유나의 꿈!

화가가 되고 멋진 예술가가 되고 싶었어요.

멋지고 행복한 예술가!

유나는 꿈 이야기 할 때마다 무엇인가 하나씩 늘어난 기분이었어요.


화가

예술가

멋진 예술가

멋지고 행복한 예술가

멋지고 행복하고 유명한 예술가

멋지고 행복하고 유명한 화가이며 예술가


 엄마는 딸이 꿈 이야기 할 때마다 그냥 재미로 하는 말인 줄 알았어요.


"화가면 화가지!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지금은 그림을 못 그리지만 두고 보세요."


"그래!

멋진 화가가 되면 좋겠어.

엄마

초상화도 그려 주고 말이야."


"엄마!

초상화는 전문가를 찾아가세요.

저는 로맨틱한 사실주의적 그림만 그릴 거예요."


"호호호!

로맨틱한 사실주의적 그림.

그게 뭔데?"

 

"엄마!

로멘티스트 몰라요.

그런

로맨틱한 이야기를 그림에 그리고 싶단 말이에요."


"아무튼!

로맨틱이나 아름다움이나 별 차이가 없을 거야.

그러니까

아름답고 로맨틱한 초상화 부탁해."


"엄마!

초상화는 안 그려요.

아니!

못 그린다니까요."


유나는 사람 얼굴은 그리기 싫었어요.

그것도 모르고 엄마는 화가가 되겠다는 딸에게 초상화를 부탁했어요.



그림 구름



유나는 새 스케치북에 색칠했어요.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렸어요.

화가가 된 기분이었어요.


"화가!

로맨틱한 색감이 나오지 않아.

더 강열한 색감이어야 하는데 말이야.

어떡하지!"


유나가 원하는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엄마는 알 수 없었어요.

열심히

그림만 그리면 되는 줄 알았어요.


"유나야!

그냥 화가가 되면 좋잖아.

멋지고 행복하고 유명한 화가가 아니어도 괜찮아.

아니지!

예술가라고 했던가."


"엄마!

멋지고 행복하고 유명한 화가이며 예술가예요.

정확히 알고 말하세요!"


"그게 그거지!

멋지고 행복하고 유명한 화가.

맞잖아!"


유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고집부리면 이길 수 없었어요.



그림 구름


유나는

스케치북을 펼쳤어요.

점 두 개를 그렸어요.

보기에 좋았어요.


"히히히!

이게 그림이지.

그림이 특별한 게 있을까.

그런데

로맨틱한 아름다움은 없다."


유나는 점 두 개를 오래도록 쳐다봤어요.

스케치북을 이리저리 돌리며 봤어요.

그런데도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그림 구름


유나는 스케치북에 산과 구름을 그렸어요.

해님도 모서리에 그렸어요.

뜨거운 태양이 금방이라도 구름을 삼켜버릴 것 같았어요.



"햇살!

뜨겁지.

구름을 새까맣게 칠하면 되겠다.

아마!

비가 올 거라 생각할 거야."


유나는 뜨거운 햇살이 싫었어요.

로맨틱 아름다움을 그릴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림 구름



"사람을 그려볼까!

어쩌면

로맨틱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을 거야.

남자를 그릴까!

아니지.

여자를 그려야겠다."


유나는

스케치북에 여자를 그렸어요.

그림을 보며 한참 망설였어요.


"어떤 색이 좋을까!

빨강

파랑

초록

노랑

아니야.

노랑은 무겁게 느껴져!"


유나는 색을 고르지 못했어요.

그냥

스케치북을 덮었어요.


"이봐!

날 꺼내줘야지."

스케치북 안에서 누군가 소리쳤어요.

조금

전에 유나가 그린 여자였어요.


"넌!

그림이잖아.

그런데

말을 하다니."


"난!

사람이야.

조금 전에 날 그렸잖아."


"맞아!

내가 그린 건 맞아."


"그럼!

책임을 져야지.

로맨틱 아름다움으로 색칠해 줘야지."


"뭐라고!

내가 한 말을 들었구나."


"그래!

내 앞에서 말했잖아.

가만히 있었어."


스케치북에 그린 여자는 가만히 있었어요.

유나가 말한 걸 가만히 들었을 뿐이였어요.



그림 구름


유나는 알았어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책임져야 했어요.

그림이 생명을 가질 수 있도록 열정을 쏟아부어야 했어요.

사람을 그렸으면 그 사람이 행복하게 색칠해야 했어요.

동물도 식물도 마찬가지었어요.


유나는 깨달았어요.

로맨틱 아름다움이란 살아있는 자체였어요.


"설레는 마음!

누군가

그림을 보면 가슴이 설레게 그러야 하는 거야.

알겠어!

로맨틱 아름다움이 뭔지 알겠어."


유나는 신났어요.

로맨틱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어요.


그림 구름


유나는

학교에서 오는 길에 스케치북을 또 하나 샀어요.

로맨틱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생각이었어요.


"히히히!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품은 엄마 초상화를 그려볼까.

자신 있어."


유나는 결정했어요.

엄마 초상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어요.

로맨틱 아름다운 엄마 초상화 그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었어요.










어린이들이 글을 읽으며

그림에 색칠하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 동화임.

매거진의 이전글 이상한 가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