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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16. 2024

하이디는 못 말려!-4

유혹에 빠진 동화 268. 그래도 괜찮아!

4. 그래도 괜찮아!




깊은 밤!

하이디는 눈을 떴어요.

닭장 밖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이디는 조용히 닭장 밖을 지켜봤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아침 일찍

배가 고픈 하이디는 호수로 나갔어요,

물속에 들어가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었어요.


"잘 들어 봐!

하이디가 물고기를 잡아올 거야.

오늘도 아카시아 숲길을 지나 집으로 갈 거야.

그때!

물고기를 빼앗는 거야.

알았지!"


들쥐대장 책책은 아카시아 나무 뒤에 모인 들쥐들을 설득했어요.

호수에서 무엇을 하고 물고기를 어디에 숨기는 것까지 지켜보도록 했어요


하루 종일 호수에서 놀던 하이디는 집으로 향했어요.

어 한 마리 잡아 물고 호수에서 나왔어요.

닭들에게 줄 생각이었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어를 물고 어디로 갈까 생각했어요.

밭고랑 풀숲에 숨은 코코에게 물고기 빼앗긴 생각을 하면 속상했어요.


"코코는 이길 수 없어!

하지만

책책은 이길 수 있어.

나보다 작은 녀석이야.

물고기를 빼앗지 않을 거야!"


하이디는 붕어를 물고 아카시아 나무 숲길을 선택했어요.

들쥐를 만나면 싸울 생각이었어요.

하이디는 열심히 걸었어요.

언덕 위에 올라와 아카시아 나무가 많은 곳을 내려다봤어요.


"저게 뭐지!

이상한 빛이야."


하이디는 아카시아 숲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어요.

그곳에 들쥐들이 많았어요.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들쥐잖아!

몇 마리가 있는 거야.

설마!

날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하이디는 천천히 걸었어요.

아카시아 나무 가지 사이로 움직이는 눈빛을 따라 걸었어요.


"하나

다섯

여섯

일곱


숨어 있는 들쥐들이 많았어요.

하이디는 무서웠어요.

입에 물고 있는 붕어도 빼앗길 것 같았어요.


그림 김선우

 




눈빛을 봐라

눈빛을 봐라

반짝반짝 빛난다

착한 눈빛이냐

나쁜 눈빛이냐

지켜보면 알 수 있다

눈빛을 봐라

눈빛을 뵈라

반짝반짝 빛난다

착한 눈빛일까

나쁜 눈빛일까

기다려보면 알 수 있다





하이디는 노래 부르며 언덕을 내려왔어요.


"이봐!

물고기 내놔.

히히히!

내가 기다릴 줄 몰랐지."


들쥐대장 책책이었어요.

아카시아 나무 뒤에서 뛰어나온 책책은 하이디 옆으로 갔어요.


"깜짝이야!

놀랬잖아."


입에 물고 있던 붕어를 내려놓고 하이디는 한마디 했어요.

그때

책책이 붕어를 물고 도망쳤어요.


"나쁜 놈!

물고기 내놔.

내 것이란 말이야."


하이디가 외쳤어요.

하지만

책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어요.

아카시아 숲으로 사라진 책책을 하이디는 찾을 수 없었어요.


"나쁜 놈!

남의 것을 빼앗아 가다니.

넌!

나쁜 놈이야.

죄값을 치를 거야.

사람들이 아카시아 나무 아래 쥐덫이나 쥐약을 놓을 거야.

나쁜 놈!

남의 것을 빼앗고 훔치는 게 얼마나 나쁜 짓인데.

책책!

넌 나쁜 놈이야."


하이디는 억울했어요.

닭장에 가서 닭들과 같이 먹을 붕어였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빈 손으로 돌아갔어요.

닭들과 한 약속도 지킬 수 없었어요.


"다시는 이 길을 다니지 않을 거야!

코코도 나쁘고 책책도 나빠.

아주 나쁜 녀석들이야."


하이디는 생각했어요.

밭고랑도 아카시아 숲길도 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집에 도착한 하이디는 힘이 없었어요.

닭장에 들어갈 힘도 없었어요.


"얘들아!

미안해.

오늘 물고기 잡지 못했어.

내일 같이 호수에 가자.

그럼

물고기 많이 잡아줄게."


닭장을 들어서며 하이디가 말했어요.

닭들은 명준이 준 사료를 먹고 배가 불렀어요.

하이디가 말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날 밤!

하이디는 꿈속에서 닭들이 물고기 먹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닭들이 먹는 물고기가 자신이 잡은 것 같았어요.

코코와 책책에게 빼앗긴 물고기 같았어요.


"그건!

내가 잡았던 물고기인데.

어디서 구했어?"


하이디가 닭들에게 물었어요.


"어디서 나긴!

코코에게 빼앗았지."


"히히히!

나도 책책이 들고 있는 것 빼앗았어."


닭들이 하는 말을 듣고 하이디는  놀랐어요.

닭들이 코코와 책책에게 빼앗긴 물고기를 빼앗아 온 것 같았어요.


"다행이다!

너희들이 빼앗아 와서 다행이다.

먹어.

맛있게 먹어."


하이디는 꿈에서 깨어났어요.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어요.


'크륵!

크그끅.'


닭들은 코 골며 잘 자고 있었어요.

하이디가 꿈꾸는 것도 몰랐어요.


"내가 바보지.

저것들을 믿고 있다니.

물고기 먹을 자격도 없는 녀석들."


하이디는 냄새나는 닭장에서 나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밖이 어두웠어요.

오늘은 달도 뜨지 않았아요.

별빛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책책을 찾아가 붕어를 빼앗아 오고 싶었어요.


"그 녀석을 혼내줘야 하는데!

남의 것을 훔친 녀석을 혼내줘야 하는데.

어떡하지.

벌을 받을 거야!

나쁜 녀석들."


하이디는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다 잠이 들었어요.

어둠 속에서 눈을 크게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이디는 다시 잠을 청했어요.









어린이들이 글을 읽으며

그림에 색칠하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 동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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