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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18. 2024

하이디는 못 말려!-7

유혹에 빠진 동화 271 용기가 필요해!

7. 용기가 필요해!





닭들은 하이디를 걱정했어요.

호수에서 집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동물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닭들은 모이기만 하면 하이디 이야기를 했어요.



그림 김선우



"족제비 밥이 될 거야!

하이디를 호수에 못 가게 해야 해."


"아니야!

하이디는 용기가 대단해.

우리도 배울 점이야.

하이디를 따라다니면 닭들도 더 멀리 나갈 수 있을 거야."


"안 돼!

 울타리를 넘어가면 죽어.

하이디 따라 호수에 갔다 오며 죽을 뻔했잖아.

다시는 따라가지 않을 거야!"


하이디는 닭들이 걱정하는 것도 몰랐어요.

아침이 밝으면 하이디는 닭장을 나와 호수로 향했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호수에서 신나게 놀고 집으로 향했어요.


오늘은

어떤 길을 선택할까!

밭고랑 풀숲길

아카시아 숲길

갈대밭 사잇길

아니야!

뒷산 언덕길로 가야지."


하이디는 뒷산으로 가는 길이 좋았어요.

나무 그림자가 있어 아름다웠어요.

늦게까지

하이디는 뒷산 언덕길을 향해 달렸어요.



그림 김선우



달이 떴어요

둥근 보름달이 떴어요.

어둠도 삼켜버렸어요.

뒷산에 걸쳐있는 해님도 밀쳐냈어요.

달이 떴어요.

세상을 밝혀주는 달빛이 아름다웠어요


하이디가 노래 부르며 뒷산 내리막 길을 걸었어요.


'수사삭!

스스슥!'


나뭇잎이 흔들리며 무엇인가 지나간 것 같았어요,

하이디는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봤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뭐지!

틀림없이 나를 노리는 녀석이야."


하이디는 주먹을 불끈 쥐며 앞을 지켜봤어요.


"스스슥!

오리를 여기서 만나다니.

히히히!"


삵이었어요.

뒷산을 지키는 먹이사슬의 우두머리 삵이었어요.

명준네 닭장에 들어가 닭을 잡아먹던 삵이었어요.


"누구세요!"


하이디는 삵을 처음 봤어요.


"날!

모른단 말이야.

이곳 마을에서 최강 먹이사슬을 모른단 말이야."


하고 말한 삵이 하이디 앞으로 걸어왔어요.


"몰라요!

족제비

고양이

들쥐는 알아요."


하이디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어요.


"걱정 마!

오늘은 잡아먹지 않을 테니."


삵은 배가 불렀어요.

민지네 닭장에서 닭 한 마리 잡아먹고 오는 길이었어요.


그림 김선우



"민지네!

명준네 아니죠?"


하이디는 닭장에 있는 닭들이 걱정되었어요.


"명준!

그 녀석 보통이 아니야.

병아리들은 잡아먹기 쉬웠는데 말이야.

지금은 닭장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삵은 명준네 닭장을 갔었어요.

닭들과 하이디를 잡아먹으려고 닭장을 기웃거리다 돌아온 날이 많았어요.


"배가 불러!

운 좋은 날인 줄 알아.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잡아먹을 테니 각오해."


하고 말한 삵은 숲으로 달렸어요.

깊은 숲 속에 숨어야 했어요.


"휴!

살았다."


하이디는 달렸어요.

삵이 쫓아오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삵은 언덕에 서서 하이디가 달려가는 것 지켜봤어요.


"넌!

오늘 운이 좋았어.

닭만 잡아먹지 않았으면 오리고기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삵은 늘어진 뱃살을 붙잡고 큰 바위 뒤로 사라졌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뒷산으로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는 걸 알았어요.

갈대밭에 숨어 있는 족제비보다 더 무서운 녀석이 사는 곳이었어요.


하이디는 닭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배 부른 닭들은 하이디가 오는 것도 모르고 졸고 있었아요.

하이디는 뒷산에서 삵을 만났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민지네 닭을 잡아먹은 이야기도 하고 싶었어요.



그림 김선우



조용히!

하이디는 잠을 청했어요.

뒷산에 삵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소란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하이디는 일어나 닭장 문을 확인했어요.

단단히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날 밤!

하이디 꿈속에 삵이 나타났어요.

혼자 걷는 하이디 뒤를 따라왔어요.

하이디는 무서웠어요.


"따라오지 마!

저리 가란 말이야."


하이디가 크게 외쳤어요.

닭장에서 잠들었던 닭들이 깜짝 랐어요.


"하이디!

무슨 일이야."


"하이디!

일어나 봐."


닭들이 하이디를 깨웠어요.

그런데

하이디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꿈속에서 삵에게 잡혀먹은 것 같았어요.



      

다음 날 아침!

하이디는 일찍 일어났어요.

닭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어요.


하이디는 닭장을 나왔어요.

호수로 향했어요.

아카시아 숲길을 달렸어요.

들쥐들도 없었어요.

배고픈 들쥐들은 먹이를 찾아 이동했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물속으로 들어갔어요.

물고기들을 따라다니며 놀았어요.

한 마리도 잡아먹지 않았어요.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이상해!

하이디가 이상해."


물고기 한 마리가 하이디 옆을 지나치며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이디는 잡아먹지 않았어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몸을 맡겼어요.

물결이 일면 하이디도 출렁이며 흘러갔어요.




그림 김선우


물속에서 나온
하이디는 물 위에 누웠어요.

맑은 하늘을 바라봤어요.


맑고 푸른 하늘

해님

달님

별님

모두가 사는 하늘

나도

물고기도

닭들도 데리고 소풍 가야지

족제비

고양이

들쥐도 데리고 소풍 가야지

아니 아니

족제비

고양이

들쥐

삵은 데려가지 말자


하이디가 노래 부르며 맑은 하늘을 바라봤어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구름이 부러웠어요.

구름 따라 하이디도 가고 싶었어요.


그림 김선우



하이디는 호수에서 놀았어요.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

풀벌레 울음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속삭임


모든 것이 좋았어요.

하이디는 호수에 사는 물고기에게 미안했어요.

물고기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어요.


멀리

갈대숲이 꿈틀거렸어요.

족제비가 나와 호숫가로 갔어요.

배고픈 족제비였어요.

천천히

족제비는 물속으로 들어갔어요.

물고기를 잡아먹을 것 같았어요.











이 동화는

어린이들이 글을 읽으며

그림에 색칠하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 동화책을 만들기 위한 기획연출로 진행된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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