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25. 2024

그곳에 가면!

착각에 빠진 동화  419

그곳에 가면!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의 삶을 음미하게 만드는 곳이다.

자연의 원초적 물질인 흙이 아름다운 꽃으로 탄생하고 장식된 곳이라서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거리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날 때가 많다.

작가의 이름보다 작품에 몰입해 볼 때가 많다.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한 사람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곳에 자리한 작품은 대중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시선을 고립시켜 버린다.

어쩌면

그것이 예술의 힘이라 느껴진다.


사람은 가고 예술만 남는다!


이 말을 오래도록 상상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는 곳이라 나를 위한 장소라 생각할 때가 많다.



코엑스몰/사진 김동석
코엑스몰/사진 김동석
코엑스몰/사진 김동석





그릇

접시

사발

아궁이


흙으로 빚은 것들은 생존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인간의 삶에 동반자 역할을 한 셈이다.


그곳에 가면!

가만히 앉아 흙냄새를 맡아본다.


"어디서 온 흙일까!

도공의 인품은 어떠했을까."


도공의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을 도기에 받아가며 물레를 돌리며 흙을 다듬어가는 순간을 함께 하며 몰입해 갔다.


바람이 불며 흙냄새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잊힌 고향의 그 향기로운 흙냄새였다.

뒷산에 흩어진 깨진 도자기 조각들이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엿장수에게 고풍스러운 도자기를 주며 엿을 받아 들고 좋아하던 어릴 적 모습도 보였다.


"그것이 명품!

그 많은 도자기는 어디에 있을까.

엿장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만들었을까.

사발!

뒷산에서 찾아낸 사발은

장터국밥 집에서 보던 사발이 아니었다.

백자

청자

그런 색을 띤 명품이었다.

엿장수!

그는 달콤한 엿 조금 주고 도자기 명품을 가져갔다.

어릴 적 나는 가치를 몰랐다.

그렇지!

무엇이 소중한지 몰랐다."


그곳에 앉아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할 수 있었다.

그곳에 가면!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뜰 수 있어 좋다.


술!

그곳에 가면 예술의 가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흙이 물을 만나고 사람의 손길이 정성을 다할 때 흙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도구로 탄생한다.

불가마에서 긴 시간을 맞이하며 천 년 만 년 버틸 튼튼한 생활 도구가 되어 왔다.


그릇!

흙으로 빚은 그릇 하나도 우습게 보지 마라.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자의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