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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Nov 01. 2024

엄마의 눈빛!-5

유혹에 빠진 동화 278 돼지 잡아 와!

5. 돼지 잡아 와!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선생님이 들어왔어요.

어린이들은 더 크게 노래 불렀어요.


"조용! 조용!"


담임선생님이 손에 든 회초리로 교탁을 두드리며 말했어요.

갑자기

교실이 조용해졌어요.


"크크크!

계속 노래해."


뒤에 앉아있던 동수였어요.


"김동수!

앞으로 나와."


담임선생님이 화난 목소리로 말하자


"네!"


동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갔어요,


"김동수!

<바람 바람 바람>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봐."


하고 담임선생님이 말하자


"처음은 몰라요!

선생님이 부르는 부분만 알아요."


동수는 깜짝 놀란 토끼눈을 하고 말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알지도 못하면서 까불어.

너희들도 앞으로 노래 부르지 마.

노래 부르고 싶으면 동요를 불러.

알았지!"


담임선생님은 타이르듯 말했어요.


"들어 가!"


동수를 향해 담임선생님이 말하자

동수는 터벅터벅 자리로 들어갔어요.


"선생님!

선물 가져왔어요."


하고 말한 정숙이 손 편지 쓴 노란 은행잎을 담임선생님에게 드렸어요.


"민지야!

너도 선물드려."


정숙이 민지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민지는 가방에서 하얀 봉투를 꺼냈어요.


"선생님!

노란 은행잎 편지입니다."


하고 민지가 말하며 편지를 담임선생님에게 드렸어요.


"웬일이야!

편지를 다 쓰고.

고맙다!"


담임선생님은 민지와 정숙이 준 편지를 받아 들고 즐거운 미소를 보였어요.


"여러분!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도 끝나가고 기온도 뚝 떨어질 테니 감기 조심하기 바란다.

오늘 당번은 청소 깨끗이 하고 집에 가기 바란다.

내일부터 <불우이웃 돕기 성금> 받는다.

집에 있는 돼지 잡아와도 받아준다.

모두!

정성껏 성금을 내주면 좋겠다.

알았지"


"네!"


모두 대답하자


"선생님!

진짜 돼지 잡아 와요?"


하고 철수가 물었어요.


"그래!

진짜든 가짜든 잡아 와."


하고 담임선생님이 말하자


"야!

돼지저금통 잡아오라는 거야.

넌!

그것도 모르냐.

너희 집은 돼지도 안 키우잖아.

동수라면 모를까!"


하고 철민이 웃으며 말하자


"맞아!

돼지는 동수네가 많이 키우잖아."


동수네 옆집 사는 영숙이었어요.


교실은 돼지이야기로 들썩들썩했어요.

담임선생님은 종례를 마치고 교실을 나갔어요.

창문을 통해 가을 햇살이 듬뿍 들어왔어요.

가방을 챙긴 어린이들은 하나 둘 교실을 빠져나가 집으로 향했어요.





그림 김유빈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민지와 엄마는 걷기 운동을 시작했어요.


"딸!

오늘부터는 더 멀리 갈 거야.

시원한 날씨가 걷기에 좋다.

살도 빼야 하고 겨울이 오기 전에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지.

괜찮지!"


앞서 걷던 엄마가 뒤따라 오는 딸에게 말했어요.


"네!"


하고 대답한 딸은 엄마를 앞서가기 시작했어요.


"어쭈!

딸.

많이 컸구나."


엄마는 앞서가는 딸이 대견스러웠어요.

민지는 대답하지 않고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걸었어요.


"딸!

천천히 가.

숨도 못 쉬겠다."


엄마는 딸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학정마을에서 <해룡중고등학교> 정문을 향한 길목은 약간 언덕이었어요.

영광읍을 품고 외곽으로 새로 난 길은 걷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몇 개월 만에 딸이 잘 걷는 걸 보고 엄마는 놀랐어요.


"엄마!

천천히 오세요.

저는 더 빠르게 걸을 거예요.

<영광초등학교> 정문까지 같다 올 게요."


"혼자 가면 위험해!

같이 가야지."


엄마는 앞서가는 딸이 걱정되었어요.

민지는 대답 없이 속도를 냈어요.

엄마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걸었어요.

엄마의 눈빛은 바빴어요.

딸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을 만큼 거리를 유지하며 뒤를 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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