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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0. 2022

신비한 절구통!

달콤시리즈 165

신비한 절구통!




순이네 샘터에는

신비한 절구통이 하나 있었다.

명절에 떡을 할 때나

가끔

깨를 볶을 때 사용하였다.

순이 엄마는

빨래할 시간이 없으면 절구통에 빨래를 잔뜩 넣어두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이 되면 누군가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널어 주었다.


"빨래를 해주는 절구통이라는 거지?"

캄캄한 밤에 샘터를 찾은 도둑들이었다.


"그렇다니까!"


"비싸게 받을 수 있겠다!"


"그렇지!

빨래 걱정이 없으니 비싸게 팔 수 있을 거야."


순이네 샘터에 있는

신비한 절구통을 훔치러 온 들떠있었다.


밤마다

절구통에 들어있는 빨래를 누군가 해준다는 소문은 온 마을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도둑들은

신비한 절구통을 훔치기 위해 순이네 샘터를 찾았다.


"저기 있다!"

캄캄한 밤에 도둑들이 샘터를 찾았다.


"둘이 들 수 있을까?"

도둑들은 신비한 절구통을 밀치며 조용히 말했다.


"꼼짝도 하지 않아!"


"어떡하지?"


"어떻게든!

밀쳐서 넘어뜨려야 해.

그다음에 굴리면 될 것 같은 데!"

도둑들은 온 힘을 다해 신비한 절구통을 밀쳤지만 꼼짝하지 않았다.


"내일 밤에 다시 오자!"

도둑들은 절구통을 가져가지 못해 속상했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방망이 소리가 들렸다.


"또 시작이군!"

순이는 방망이 소리가 나면 도깨비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았다.


"샘터!

신비한 절구통!

누군가 밤마다 빨래해주는 샘터!"

순이는 집 앞에 있는 샘터가 좋았다.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서 좋았다.

또 누군가 밤마다 절구통에 들어있는 빨래를 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빨래하는 방망이 소리가 더 요란했다.


"천천히!

너무 세게 때리면 옷감이 찢어질 수도 있으니까!"

어린 도깨비는 엄마 도깨비가 말하는 대로 방망이로 천천히 내려쳤다.


"히히히!

물방울이 튀긴다!"

어린 도깨비는

방망이로 빨래를 때릴 때마다 물방울이 이리저리 튀기는 게 재미있었다.


"차가워!"

엄마 도깨비는 물방울이 튀자 뒤로 물러났다.


"히히히!

엄마! 엄마!

내일 아침에 순이가 오면 놀라겠죠?"


"당연하지!"

엄마 도깨비는 순이네 가족 빨래를 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


"엄마!

절구통에 금은보화를 가득 넣어줄까?"

어린 도깨비는 텅 빈 절구통에 무엇인가  가득 넣어주고 싶었다.


"안 돼!"

엄마 도깨비는 열심히 사는 순이네 가족들을 존경했다.

빨래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순이 가족들은 너무 행복해했다.


"엄마!

금은보화를 가득 넣어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어린 도깨비는 방망이를 이용해 순이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사람들은 욕심이 많아!

절구통을 훔치러 오는 도둑들을 봐!

신비한 절구통을 훔쳐 비싸게 팔 생각을 하잖아!"


"맞아!

어젯밤에도 도둑들이 절구통을 훔치러 왔었지!"


"그래!

이곳을 벗어나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텐데!"

엄마 도깨비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얘야!

빨간 양말 한 짝이 없다."

엄마 도깨비가 묻자


"히히히!

내가 한 짝은 신었어요."

어린 도깨비는 양말 한 짝을 신고 방망이질을 했다.


"남의 것을!

빨리 벗어!"

엄마 도깨비는 장난이 심한 어린 도깨비에게 말했다.


"히히히!

빨간 바지도 입고 싶어요."

어린 도깨비는 빨래를 하며 옷을 입었다.

물이 줄줄 흐리는 빨간 바지를 입고 빨래를 했다.


"히히히!

모자도 써야지!"
어린 도깨비는 순이가 소풍 갈 때 쓰던 모자를 머리에 썼다.

허수아비처럼 두 팔을 벌리며 엄마를 봤다.


"히히히!

엄마 어때요?"

하고 묻자


"예뻐!

그런데 남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면 안 돼!"

엄마 도깨비는 호기심이 많은 어린 도깨비를 걱정했다.


"걱정 말아요!

빨래 끝나면 모두 돌려줄 테니까."

어린 도깨비는 장난이 심했지만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


"히히히!

주머니에 황금을 많이 넣어줘야지!"

어린 도깨비는 주머니에 넣어주기 위해 마법을 부렸다.


'뚝딱! 뚝딱!'

샘터 주변에 요란한 방망이 소리가 진동했다.

샘터에 사는 동물들도 밤마다 도깨비들이 빨래하는 걸 구경했다.


"엄마!

다 했어요."

어린 도깨비는 절구통에 가득한 빨래를 다 한 뒤 엄마를 불렀다.


"알았어!

이제 좀 쉬어라."

엄마 도깨비는 빨래를 들고 가 마당 한쪽에 있는 빨랫줄에 널었다.


달이 서쪽으로 기울자

샘터는 고요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샘터 주변에 살고 있는 동물들도 모두 늦음 잠을 청했다.


"저기야!"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불을 켜!"

도둑들은 샘터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고 가져온 전등을 켰다.


"저기 있다!"

신비한 절구통을 찾은 도둑들이 천천히 다가왔다.


"밤마다 빨래를 해준다는 절구통!

도대체 어떻게 빨래를 해준다는 걸까?"

도둑들은 절구통 주변을 돌며 한 마디씩 했다.


"혹시!

밤마다 도깨비가 나와서 해줄까요?"


"아니야!

이 절구통이 마법을 부릴 거야."

샘터 주변을 둘러본 도둑들은 아무것도 없는 게 신기했다.


"빨리!

빨리 밀쳐 봐."

도둑들은 힘을 모아 절구통을 밀쳤다.

하지만 꼼짝하지 않았다.

세 명이나 와서 밀쳤지만 절구통은 넘어지지 않았다.


"안 되겠다!

내일 밤에 다시 와야겠다."

대장 도둑은 셋이서도 절구통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고 포기했다.


"내일은 모두 데리고 와야겠어!"

대장 도둑은 신비한 절구통을 빨리 훔쳐가 팔고 싶었다.


"엄마!

도둑들이 갔어요."

어린 도깨비가 말하자


"히히히!

너희들은 절대로 절구통을 훔쳐갈 수 없어!"
엄마 도깨비는 도둑들이 절구통을 훔쳐가지 못하게 했다.


"엄마!

내일은 더 많이 오겠죠?"


"그래!

아마도 열 명은 올 거야."


"어떡해요?"

어린 도깨비는 도둑들이 절구통을 훔쳐갈까 걱정되었다.


"걱정 마!

절구통은 꼼짝도 하지 않을 테니까."

엄마 도깨비는 도둑들이 신비한 절구통을 훔쳐가지 못하게 할 계획을 세웠다.


                      조형물 고 도흥록 조각가




"순이야!"

엄마는 비가 내리자 딸을 불렀다.


"네!"

하고 순이가 대답하자


"빨리!

빨래 걷어."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네!"

순이는 비를 맞으며 빨래를 걷었다.


"이런!

빨래가 비를 맞다니."

샘터에서 놀던 동물들이 소나기를 흠뻑 맞으며 빨래를 걷는 순이를 봤다.


"미안!"

순이는 밤마다 빨래하는 도깨비들에게 미안했다.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힘들게 해 준 빨래가 젖었다.


"할 수 없지!"

순이는 마루에 빨래를 내려놓고 말했다.


"저녁에 도깨비들이 화내겠지?"

순이는 빨래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야!"

비가 그치면 샘터에서 헹궈야지."

순이는 도깨비들에게 다시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

낮에는 잠자는 도깨비들이 낮에 소나기가 내린 걸 알 수 없었다.


"다행이다!"

해가 질 무렴 소나기가 멈췄다.

순이는 비에 젖은 빨래를 들고 샘터에 갔다.


"안녕!"

샘터에 사는 동물들이 순이를 보고 인사했다.


"안녕!

이거 절대로 말하지 마."

순이는 밤에 나타나는 도깨비들에게 빨래한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네!

걱정 마세요."

동물들도 순이가 부탁한 말을 지켰다.


"빨래가 없다!"

달빛이 비치는 깊은 밤에 나타난 도깨비들은 절구통에 빨래가 없는 걸 확인했다.


"좋아!

오늘은 신나게 놀자."
엄마 도깨비가 어린 도깨비들에게 말하자


"히히히!

오늘은 놀 수 있다.

샘터에서 신나게 놀자!"

어린 도깨비들은 엄마 도깨비 말을 듣고 신나게 춤췄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금 나와라 뚝딱!

수리수리 마하수리 막대사탕 나와라 뚝딱!"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주문을 외우자

샘터 주변에 금은보화가 잔뜩 쌓였다.

또 도깨비들이 좋아하는 막대사탕이 잔뜩 쌓였다.


"달콤한 사탕!

오늘은 실컷 먹어야지."

샘터에 사는 대왕 거미는 가끔 도깨비들이 주는 막대사탕을 먹었다.


"신비한 절구통!

순이네 샘터에 있는 절구통!

빨래를 담아놓으면 누군가 빨래해주는 절구통!

소문을 들은 도둑들이 훔치러 와도 꼼짝하지 않는 절구통!

세상에!

이런 절구통이 있다니!

소문 듣고도 아무도 믿지 않는 절구통!

신비한 절구통!

도깨비들이 빨래해주는 걸 아는 사람은 순이뿐!"

도깨비들은 샘터에서 달빛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춤추며 놀았다.


"저건!

도깨비들이잖아."

신비한 절구통을 훔치러 온 도둑들이 춤추는 도깨비를 봤다.


"맞아!

샘터에 도깨비들이 오다니 믿을 수 없어."

도둑들은 눈을 크게 뜨고 춤추는 도깨비들을 지켜봤다.


"언제까지 샘터에서 놀까?"


"모르겠어!"


"대장!

도깨비들을 잡아가면 어떨까?"


"도깨비를!"


"네!

도깨비방망이로 신비한 절구통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도둑은 도깨비방망이만 있으면 신비한 절구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깨비를 잡을 수 있을까?"


"네!

그물을 던져 모두 잡으면 될 것 같아요."

도둑들은 도깨비를 잡아가고 싶었다.


"아니야!

우린 절구통만 가져가자.

그럼!

도깨비들이 절구통을 또 하나 갖다 놓을 거야."

대장 도둑은 신비한 절구통만 훔쳐 팔아도 돈을 많이 벌 것 같았다.

하지만

도둑 열 명이 절구통을 밀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엄마!

용돈 주세요?"

순이는 학교 가는 길에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했다.


"알았다!"

엄마는 매주 월요일마다 순이에게 용돈을 줬다.

순이는 용돈을 받으면 눈깔사탕 한 봉지를 샀다.


"넌!

눈깔사탕 한 봉지를 일주일 만에 다 먹은 거야?"

가게 주인이 순이에게 물었다.


"네!"


"이는 괜찮아?"


"네!"

순이는 가게 주인이 이가 썩을까 걱정하는 걸 알았다.

순이가 눈깔사탕을 다 먹으면 이가 썩을 텐데 순이는 눈깔사탕을 먹지 않았다.


"도깨비들이 좋아하겠지!"

순이는 눈깔사탕을 사면 그날 밤에 절구통에 넣어 두었다.

도깨비들이 눈깔사탕을 좋아하고 꺼내 먹는다는 걸 알았다.


"순이야!

샘터에 절구통 지금도 있어?"

학교에서 영희가 물었다.


"응!

샘터에 그대로 있어."


"지금도 빨래해줘?"


"응!"


"나도 절구통이 있으면 좋겠다!"

영희도 샘터에 절구통이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영희도 명수도 샘터에는 절구통이 없었다.

절구통을 사 샘터에 놓은 민주는 밤에 빨래를 해주지 않는다며 실망했다.


"누가!

빨래를 할까?"

민주는 가끔 순이네 샘터를 조사하고 싶었다.


"누가 해주긴!"

순이는 도깨비들이 해준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도깨비들이 한다는 걸 알면 또 누군가 도깨비들을 잡아가려고 할 것 같았다.


"혹시!

도깨비들이 나와서 할까?"

민주가 물었다.


"설마!"

영희도 믿고 싶지 않았다.


"달빛이 할까?"

민주는 더 이상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아니야!

신선이나 물귀신이 나타나 빨래를 할 거야."

영희도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다.


순이네 샘터 절구통은 어른이나 어린이들 입에 오르내렸다.

소문은 꼬리에 꼬릴 물고 더 먼 도시로 퍼져갔다.


"히히히!

도둑들이 또 왔다."

어린 도깨비는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도둑들을 지켜봤다.

한 명이 불을 비추자 한 명이 징과 망치를 들고 절구통을 부수기 시작했다.


'꽝! 꽝! 꽝!'

징을 때리는 망치 소리가 샘터에 울려 퍼졌다.


"깨지지 않을 것 같아!"

도둑이 몇 번이나 망치로 내려쳤지만 절구통은 꼼짝하지 않았다.


"히히히!

바보 같은 녀석들."

어린 도깨비는 절구통이 깨지지 않는 걸 알았다.

엄마 도깨비가 절구통에 도깨비방망이로 마법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안 되겠어!"

새벽을 알리는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가자!"

도둑들은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히히히!

바보 같은 녀석들!

신비한 절구통을 훔치려고 하다니!"

어린 도깨비는 도둑들이 미웠다.

하지만

사람 욕심을 막을 수 없었다.

도둑들은 매일 밤마다 신기한 절구통을 훔치러 왔다.


순이

엄마와 아빠가 마당에서 고추를 널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대장 도둑이 낮에 순이네 집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순이 엄마와 아빠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혹시!

샘터에 있는 절구통 팔겠어요?

후하게 지불하겠습니다."

대장 도둑은 밤에 가져갈 수 없어서 낮에 찾아와 물었다.


"너무 더러워서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순이 아빠가 말했다.

샘터에 가면 절구통에 물을 받아 세수하는 아빠였다.


"그래도

사고 싶습니다!"

대장 도둑은 포기하지 않고 설득했다.


"안 팔아요!"

엄마는 딸이 빨래하기 위해 필요한 절구통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겠습니다!

샘터에 가서 물만 마시고 돌아가겠습니다."

대장 도둑은 순이 부모를 설득하는 걸 포기했다.

하지만

샘터에 있는 신비한 절구통을 낮에 보고 싶었다.


"네!"

순이 엄마가 대답했다.


대장 도둑은 샘터로 향했다.


"신비한 절구통!

밤마다 도깨비들이 춤추는 샘터!"

대장 도둑은 샘터에 와서 밤마다 훔치려고 한 절구통을 확인했다.


"신비한 샘터야!"

대장 도둑은 샘터를 몽땅 훔쳐가고 싶었다.

하지만

낮에 본 평범한 절구통 하나 훔칠 수 없어 속상했다.


"신기하지!

저렇게 작은 절구통이 열 명이 들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다니."
대장 도둑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다.


"절구통을 훔쳐야 해!"
대장 도둑은 샘터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밤에 다시 도둑들과 함께 절구통을 훔치러 올 생각이었다.


"절구통을 사러 다니다니!"

순이 아빠는 매일 세수하는 절구통을 사겠다는 사람에게 팔고 싶었다.

아내가 없었으면 아마 팔았을 것이다.


"당신!

나 없을 때 팔지 마세요."

아내도 아빠 마음을 알았다.


"팔긴!"


"순이가 빨래 넣어두는 절구통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엄마는 남편이 막걸리 살 돈이 없으면 절구통을 팔아버릴 줄 알았다.


"순이가 잘 사용하는 절구통이에요!"

엄마는 남편에게 한 번 더 절구통의 주인을 말해주었다.


"알았어!"

남편도 더 이상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았다.


도둑들은 매일 밤마다 절구통을 훔치러 왔지만 그냥 돌아갔다.

대장 도둑은 몇 번이나 순이네 집을 찾아와 절구통을 팔라고 했지만

순이 엄마 아빠는 팔지 않았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안 팔다니!"

대장 도둑은 돈을 몇 배나 올려 준다고 해도 팔지 않아 속상했다.


순이네 샘터에 놓인 신비한 절구통을 탐내는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누구도 신비한 절구통을 훔쳐갈 수 없었다.

엄마 도깨비가 마법을 부린 신비한 절구통은 오직 순이네 가족만을 위한 절구통이었다.


"순이야!

절구통 아직도 있어?"

겨울방학을 하는 날 영희가 물었다.


"응!"


"혹시!

지금도 빨래해 줘?"


"응!"


"겨울에 추우면 물이 얼잖아?"


"우리 샘터는 한 번도 얼지 않았어."

샘터는 물이 조금씩 흐르면서 얼지 않았다.


"우리 샘터는 얼었어!"

영희네 샘터는 추운 겨울에 얼어서 물을 떠다 쓸 수 없었다.


"우리 샘터는 한 번도 얼지 않았어."

순이네 샘터에는 겨울이 되면 사람들이 물을 길어 왔다.


오늘도

달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이었다.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샘터에는 도깨비들이 절구통에 가득한 빨래를 하고 있었다.


"히히히!

고드름 따먹으며 빨래하면 더 좋아!"
어린 도깨비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 먹으며 방망이질을 했다.

엄마 도깨비는 샘터 옆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똑딱! 똑딱!'

어린 도깨비가 내려치는 방망이 소리가 요란했다.

샘터 주변에 사는 동물들은 방망이 소리에 맞춰 노래 불렀다.


"히히히!

나도 빨리 다 하고 눈사람 만들어야지."

어린 도깨비는 더 빠르게 방망이질을 했다.


'또닥! 또닥! 또닥! 또닥! 또닥! 또닥!'

샘터를 맴도는 방망이 소리가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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