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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처럼!

착각에 빠진 동화 436

by 동화작가 김동석

나도 너처럼!



그림 나오미 G



나도 너처럼!

더듬이를 길게 늘어뜨리고 싶다.


따스한 봄!

기다릴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


긴 겨울의 끝까지

더듬이를 늘어뜨려볼 생각이다.


그래도

닿지 않으면 발꿈치라도 길게 새워야겠다.


닿을 듯 말 듯!

너와 나의 사이가 멀어 안타깝다.


사다리라도 달라고 할까!

대나무라도 하나 잘라 오라 할까.


아니다!

좀 더 길게 더듬이를 늘어뜨려봐야겠다.


아프다!

살이 찢어진 듯하다.


그래도 닿을 듯 말 듯!

너와 나의 거리는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구나.


슬프다!

따스한 햇살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나의 능력이

저만치 닿지 않는 것을 모르고 욕심냈다.


너처럼

나의 더듬이는 늘어나지도 않는데 말이야.


집착이고

소유하고자 했던 것 같아 부끄럽다.


돌아가야지!

나의 더듬이가 닿지 않는 곳이라면 돌아가야지.


그래야만!

시간은 걸리지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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